봄은 올해도 변함없이 우리에게 왔었는데..
참으로 아프고 잔인한 4월이 통곡 속에 흘러가고,
이 5월도 여전히 아픔 속에서 대한민국은 지쳐간다.
지천에 흐드러지는 봄꽃들이
그저 슬프고 안타깝고 아프기만 했어..
그 아픈 봄이 오기 전,
어느날 문득 마주친
창밖의 그대..
으응? 아가, 너 크림이구나?
오랫동안 못 봐서
이 아이가 살아는 있는 건가..
궁금했었는데..
어쩜.. 녀석, 고맙기도 하지..
이렇게 여기서 마주쳐주다니..
크림이 잘 지내고 있었어?
아이 이뻐라~
네, 아줌마 오랜만이네여..
근데 쟤는 왜 거기 있어요?
쟤가 아니고 엉아다. 아주 큰 엉아~
아니.. 아저씬가..
크림이 너두 이 아줌마가 여기로 데려다가 키우고 싶었었는데..
네?
나를 거기루요?
크림이 이 녀석을 집안으로 들여다 키웠다면 어땠을까..
시더여~
그래~
아줌마도 니가 밖에서 니 엄마랑 사는 게 행복한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었다..
다음에도 이 창밖으로 오게 할려고 간식을 좀 던져줄 생각으로 캔간식을 가지러 들어왔다가
다시 창가로 가니 그새 가버리고 없는 크림이녀석.. 쩝~
그후로 또 한참을 못 보고 지나다가..
두 달쯤 후인 4월 어느날,
눈부시게 피었던 벚꽃이 금세 져버리고,
연보랏빛 라일락꽃 향기 창가에 흩날리던 날,
창가의 라일락꽃에 사진기 찰칵거리고 있다가..
옆으로 언뜻 느껴지는 어떤 작은 움직임에 고개를 돌리니..
웅? 너 크림이 아니니?
크림이 녀석이 바로 옆의 풀숲에 있었던 모양인데 웬 사람이 바로 옆에 와서 찰칵거리고 있으니
도망칠려고 풀숲에서 막 나오고 있었던 모양..
풀숲에 있는 크림이를 난 미처 못보았던 상태고..
그러다가 내가 말을 걸으니 웬일로 도망가던 걸음을 멈추고..
오마나 이쁜 크림이 또 오랜만이네~
정말 반가운 크림이..
잉? 근데 녀석이 내 앞에서 뒹굴방굴~
너 진짜루 아줌마 알아봐주는거야?
고마워서 감격하고 있는데,
뭔가 옆에서 또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
아하~ 니들 여기 같이 있었던 거구나~
이 아줌은 그때서야 알아채게 되었다는..
크림이가 풀숲에 있다가 도망치려고 나가던 걸음이었던 것을..
오~ 넌 꽃순이~
니들 아직까지도 무지 사이좋게 잘 지내는구나~
아줌마가 지금 방해를 했구만~
쏘리여~
달고 다니던 그 아들래미 꽃주는 잘 지내고 있는지...
꽃주녀석도 버얼써 성묘가 되었을텐데..
볼 수가 없고..
혹 본대도 알아볼 수가 없다..
이 아줌이 서울 경주를 왔다리갔다리 하며 살아서 더욱..
암튼 참 이쁘구나..
그리고 고맙다, 얘들아.
이렇게 무사히 잘 지내고 있는 모습..
꽃순이, 크림이,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나쁜 인간 만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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