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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ats

2박 3일 처음으로 혼자 지낸 아망이, 미안해, 고마워

by 해피로즈 201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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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아망이가 1년 2개월여만에 큰누나를 만났어요.

처음엔 매우 커다란 짐가방들이 현관문 안으로 먼저 들어오는 걸 보고는 방으로 후다닥 도망을 쳤다가

엄마 목소리도 들리고 누나들 목소리도 들리니까 슬그머니 거실쪽으로 고개를 기웃기웃거리며 나오더군요.




누나가 아망이를 부르며 인사를 건네고는 

만지고 싶고 안고 싶어서 얼른 손부터 씻고 나와 옷도 잽싸게 갈아입고 아망이를 붙잡아 안았어요.




우리 아망군,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던 큰누나를 경계하지는 않았지만,

가까이 가서 붙잡으려 하면 조금 도망치는 반응을 보였어요.




그러나 얼마 안가 요래 안겨주었습니다. 


아망이에겐 그저 잠시 외출하고 돌아온 누나?^^




큰누나가 나라 밖에 나가 살다가 시월의 결혼식을 불과 13일 앞두고 귀국하였으므로 

결혼 준비 날짜가 촉박하고 마음이 바쁜 상태였는데,

그 촉박한 일정 속에 가족여행까지 잡아놓았기 때문에 내 마음은 더욱 분주하고 좀 어수선 하였습니다.


여행을 결혼식 끝나고 가면 더 좋겠지만,

결혼식 후에는 그럴 시간이 없어서 이 바쁜 결혼식 며칠 전에 여행 일정을 잡은 겁니다.


딸,사위가 제의하고 일정을 잡은 것이고,

애들이 그러길 원하니 할 수 없이 따르기로 했지만,

너무 촉박한 결혼식 전 일정에 여행까지..  

난 내키지 않고, 마음이 더 분주하기만 하였지요. 


물론 딸,사우가 즈들끼리 여행해도 될텐데 가족여행으로 계획을 잡고 추진을 하는 것이 참 기특하고 이쁘고 고마웠지요..




그런데,

요 녀석을 어찌 하나요..




우리 아망이,

우리 집에 들어와 만 7년이 지나고 있는 동안 (지난 9월 말일로 만 7년 1개월)

가족여행은 할 수도 없었고, 명절 때도 가족 중 누군가 한 사람은 집에 남아 있든가, 

아님 가족들이 다함께 이동하지 못하고 꼭 한사람은 늦게 따로 출발하고 일찍 돌아오는 방식으로 명절을 쇠곤 하였고,

집안에 상喪이 났을 때도 그리 했었지요.




가족여행을 계획하면서 식구들 모두 아망이를 어찌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1안, 동물호텔병원에 맡기기.

2안, 막내 친구집(고양이 키우는 집)에 맡기기.

3안, 막내 친한 친구에게 3일간 집에 와 있기를 부탁하기.


그러나 결론은 그런 생각들 모두 패스~


대부분의 고양이는 낯선 곳에 가는 것 자체로도 큰 스트레스인 데다 

아망이는 고양이화장실을 쓰지 않고 사람 화장실 배수구에 용변을 보는 아이여서,

과연 그 낯선 곳에서 사람 화장실을 즈 집에서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을지 문제였고,

고양이 키우는 집에 맡기는 것도,

가깝지 않은 그 집에 가는 동안도 얼마나 불안해 하며 우어우어 울어댈 것 뿐만 아니라

그 낯선 집에서의 스트레스에다 그 집 고양이가 하필 좀 사나운 성격인 모양이어서,

손을 절래절래 흔들며 패애쑤~


3안도 적당한 사람이 없고..


하여,

우리는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아망이가 받느니 차라리 지가 살고 있는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게 낫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고서 큰누나가 한국에 들어온 다음날,

우리는 제주로 여행을 떠났는데,


집에서 출발하기 전, 나는 우리 아망이가 제발 배변을 한번 해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빌고 빌었지요.

아망이는 고양이화장실을 쓰는 고양이가 아니어서 3일간 용변 처리가 큰 문제니까요.

(고양이화장실을 쓰지 않고 사람화장실 배수구에 용변을 보면 평상시엔 깔끔하고 좋은데,

이렇게 집을 비울 때, 냥이 혼자 두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에다 용변처리 문제까지 더 크게 더해집니다.)


제발 여행 떠나는 날은 엄마가 한번 치우고,

다음날 응가 한번 하고,

그리고 엄마가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또 응가 한번.. 요래 해주면 올마나 오올마나 좋을까요오~

이쁜 아망이, 효자 아망이, 제발 요래 좀 해주라 아망아 아망아~

아망이를 쓰담쓰담하며 수없이 주문을 외웠다지요.


그래도 아망이 혼자 있으니 감히 감행해보는 가족여행입니다.

만약 달콤이와 아망이 두 녀석이라면 가족여행 계획은 아예 세우지도 않지요.


아이고~ 이쁜 우리 아망이, 엄마가 집에서 나가기 전 참 신통방통하게도 응가를 해주시더군요.

아흐~ 정말 얼마나 이뿌던지...


쌰아악~ 깨까시 치아디리고서 

우리가 없는 동안 용변 문제가 어찌 될지 도무지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니 거실만 사용하도록 방문은 모두 다 닫고,

창문 한쪽 조금 열어 환기 되게 하고,(9월 말, 아직 춥지 않을 때고 하여)

밥과 물은 충분 넉넉히 놓아준 후,

마음 놓이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응가는 치우고 가니 그것 한가지만이라도 마음 가볍고 감사하며,


아망아, 엄마 아아아기 갔다 올게?

아망아, 미안해!

아망아, 부탁해!


간절한 마음 담아 쓰담쓰담 인사 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정말 7년여만의 가족여행이에요.




우리 아망군은 어땠을까요?

외출하더니 오래 돌아오지 않는 가족들..



그저

자고..

또 자고..






또 자고 일어나도..


도체 몬일이냥..


들어오지 않는 엄마, 누나들..





2박 3일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이 억수로 막혀서..

기어서 기어서..

제주에서 뱡기 타고 오는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이 걸려 집으로 오는데,

초조하기 짝이 없어요..




아망이는 어쩌고 있을까..

3일 동안, 아니 온3일은 아니지 2일 반..

아망이 별일이야 있을라구..

2일 반인데..


그래 아망이는 별일 없을 거구,

집 꼴이 문제지 집 꼴이..

거실 주방을 똥칠을 해놨을까?

응가 해 놓은 걸 안 치워주니 지가 자꾸 들어가 묻는다고 긁어대고 긁어대면서 발에 똥을 묻히고..

그 발로 돌아댕기고 함서리.. 으으~


집에 들어서면서 아마 코를 막아야 할거야..

이틀간 안 치운 용변으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을 하긋찌...??






여러분,

우리 아망이는 어쩌고 있었을까요?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소파 위 방석 위에 누워 있다가 뛰어내려오는 모양인지,

그쪽에서 총총총 달려오더군요.


아가,아가, 아망아, 울애기~


괜히 눈시울이 시큰..



으응?

그런데 집안에 들어서면서 떵냄새가 진동하리라고 짐작하고 들어갔는데..

아무 냄새가 안나요..

??

바닥도 살펴보는데, 일단은 전과 똑같아 보이고..


얼른 화장실을 들여다보니..


오홋..

한번 눈 맛동산이 말라있네요. ㅋㅋ

그래서 떵냄새가 하나도 안 난 거였어요.^^

여행 떠나던 날, 우리가 나가기 전 한번 응가한 거 치우고 갔으니

이튿날 한번 응가 하시고,

우리가 돌아오는 날은 아직 응가를 하지 않은 거지요.



그러고서..

엄마가 여행 가방을 정리하고 어쩌고 하고 있으려니 그때 그날의 응가를 비로소 하더군요..


아이휴~

요 이쁜 시키~

아망이 넌 정말 끝내주는구나..





네, 우리집 끝내주는 고양이 

아망이 입니다!!^^




네, 저 아망이에여~~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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