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몇 시였을까.. 아직 잠자고 있는 어두운 새벽에 빗소리가 들렸다.
비가 오는구나.. 이 경주란 데도 비가 올 줄 아는구나..
오래 내리진 않았고, 이른 아침 시간 내가 잠에서 깼을 땐 이미 그쳐 있었다.
그러더니 지금 또 비가 오는 듯 마는 듯. 먼지같은 안개같은 알갱이가 공중에 떠 있다.
그리 정열적으로 퍼붓던 불볕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나보다..
매미는 여전히 요란요란하게 소리 지르고..
극한의 폭염이 아직 계속 되고 있었던 지난 주 토요일(8.4)
우리 텃밭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이웃 밭의 배추가 이렇게 타죽어가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이웃 밭 아주머니가 일을 엄청 많이 하고 매우 열심히 하는데, 어떤 농작물에 힘을 쏟으시는 건지 이 배추는 포기 했나보다.. (8월 4일)
그랬는데 5일 후인 어제 밭이 이렇게 확 바뀌어 있었다.
못쓰게 된 배추를 다 갈아엎고 이제 다른 걸 심을 모양..
우리 텃밭
날이면 날마다 온종일 퍼부어대는 지독한 불볕 세례에도 그에 굴복하지 않는 이 초록색의 생명들..
이 강인한 생명력에 그저 감동할 뿐이다.
이번에 가니 피망이 빨갛게 익으셨다.
고추 또한 빨갛게 익은 게 많아서 텃밭이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고.
이 지독한 폭염에도 어쩜 이렇게 주렁주렁이신지 참 감사하고 참 안됐다.
오이는 이 불볕이 너무도 힘든가 보다..
지지난 주에도 비정상으로 자라던 것이 일주일 동안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8.4)
그마저도 5일 후 다시 가보니 이 모양새로라도 자라는 오이가 없고..
그러면서도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짠함..
이 밭에서 제일 왕성한 활동성을 보여주시는 가지.
오이는 저리 생긴 거 두 개가 다인데 가지는 주저리주저리 생산 활동이 매우 왕성..
같은 밭에서도 오이는 이렇게 힘들어 하고,
가지는 요래 씩씩하시고~
부추는 이제 꽃을 피울 모양이고..
물 구경이 어렵고 불볕으로 타죽을 판인 배추..
그래도 마디게 마디게나마 자라고 있는.. 근데 사실 자란 것 같지도 않다.
그냥.. 그래도.. 힘껏 살아있는 듯 하다.
8월 4일날 갔을 때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5일 후에 가보니 이렇게 변해 있었다.
어마어마한 폭염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폭염의 횡포에 스러지는 배추.. ㅉㅉ
목숨을 근근이 부지하고 있는 듯한 쪽파..
참 애처럽다.
그래도 연약해 보이는 채소들이 생각보다는 강인함에 정말 놀랍다.
날마다 뜨겁게 뜨겁게 태우는 이 불볕에 안타깝게 맞서고 있는 여린 채소들..
레드치커리는 이제 한 포기만 남아..
그마저도 상태가 나빠지는 듯..
노란 꽃을 잔뜩 달고서 텃밭을 환하게 밝혀주시는 호박 넝쿨은
이 텃밭에서 참 멋지고 아름답다. 참 호감 채소다.^^
어린 새 잎이 폭염을 견디지 못한 모양..
그래도 여전히 아기 호박은 탄생한다. 귀엽고.. 애잔해진다.
8월 4일 모습인데, 5일 후 갔을 땐 이 호박이 보이지 않았다. 극한의 폭염에 자라지 못하고 떨어져버린 듯..
한 3~4일 정도 더 자라야 할 듯한 어린 호박 두 개..
8월 4일날 요만 했는데..
5일 후인 어제 가보니..
두 개 모두 이만하게 커버렸다.
따가기는 이틀 전이 좋았겠는데..
그래도 불볕 가뭄에 이리 크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지지난 주에 그냥 두고 갔던 호박은 일주일 동안 이만큼 더 자라셨고,
5일 후인 어제 갔을 땐 조금 늙어가시는..
이 호박 넝쿨은 꽃도 통 안 피고, 그러니 호박도 안 달리고..
그래서 저번주에도 이번에도 호박잎을 먹기로~
텃밭에 가면 구경하는 또 하나의 환한 꽃, 수세미꽃.
수세미가 꽃도 많이 피고 수세미도 많이 열리고~
내겐 관상용으로 베리 굿~
아니... 이 석류나무가 저번 주에는 석류가 다 떨어졌는지 안 보인다 했더니 지금 꽃을 피울 시기가 아닌 것 같은데,
꽃이 두 송이 피어 있고,
곧 꽃망울 터트릴 준비 하고 있는 봉오리도 두 개 보인다.
꽃 피울 시기가 지났든 어쨌든 다시 보는 주홍색 석류꽃이 반갑군요.
이 가뭄에도 참.. 열심히 열려주시는 토마토..
정말 대단하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은 게 몇 개 보인다.
이건 폭염이 한 입 드셨나 보다.
그러나 예쁜 게 훨씬 많다.
탐스럽~
먹음직 보암직~
그 지독한 폭염의 날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참으로 위대하였다.
그 폭염 속에서 위대하고 아름다운 생명 또 하나.
오오옷~
그동안 참외 넝쿨을 보며 그냥 관상용이다, 안 열려도 예쁘다. 그러고 있었는데,
어제 가보니 참외가 한 개 땋!!
세상에나 세상에나..
참외, 못 먹어도 돼~
그냥 관상용 참외로도 이쁘다고용~
하아~ 기특 기특~
이 목타는 채소들에게 오늘 새벽 내려준 비는 단비, 꿀비였다.
볼 때마다 참 예쁜 도라지꽃으로
8월 1, 2 주 주말농장(텃밭) 포스팅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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