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스케치

연일 불타는 더위, 이 폭염 속의 주말농장(텃밭) 일기

by 해피로즈 2018. 7. 24.
728x90
반응형
728x170


지난 주 초, 서울행이 예정 돼 있었다. 그러나 가려던 그 날부터 두통을 싸안고 눕게 되었다. 나이 들면서 위 기능이 약해져 자주 위탈이 나고, 위탈 나서 누우면 다 죽었다가 예수님처럼 사흘만에 부활하곤 했었는데, 이번엔 하루가 더 걸렸다. 그런 위탈로 이리 여러 날 아파 누워있기는 처음인 것 같은 생각이.. 옛날 것까지 다 기억하기 어려우니..




이렇게 아플 때마다 죽을 먹을 때도 있지만, 그게 별로 도움 안되고 더 아파지는 것 같은 생각에 차라리 아무것도 안 먹고 앓는다. (그러면서 몸은 매우 축나고.. 그러면서 늙는 거겠지...)

하여, 이번에도 강제 다이어트를 당하고(?) 일어나니 배가 쏙 들어갔다.

남들은 여름 건강 챙기기 위해 보양식까지 먹는 판에 쫄쫄 굶으며 강제 다이어트나 하고 누워 있으려니 더운 여름철이라 그런지 다른 때보다 더 힘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못 먹고 계속 깔아지기까지 하면서 이대로 가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 토요일 밤부터 괜찮아지기 시작하여, 일요일 아침엔 바깥사람이랑 같이 주말농장엘 갈 수 있을 정도로 나았다. 그래도 며칠 굶은 몸으로 밭엘 가다니... 인간의 몸은 참 대단하구나.. 했다.

며칠 굶어 기운 없다고 그냥 집에서 아침 나절 내내 누워있기 보다는 텃밭에 가서 그곳의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게 훨 좋을 것 같았고, 텃밭이 지금은 어찌 되어 있을 지도 궁금했다.


저 코스모스를 초여름에 처음 사진 찍을 때, 철없이 피는 난장이 코스모스라고 하며 별로 반가워 하지 않았던 꽃인데 저리 키도 크고 무성해졌다.

녹색의 무성함은 마음에 풍요로움을 주어서 일단 좋다.



이 사진에 보이는 밭은 이웃 밭이다. 아주머니가 농사를 업으로 하시는 듯 일을 엄청 하신다.

자동차가 보이는 것이 벌써 와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진에서 오른 쪽의 소복한 풀을 경계로 우리 밭과 이웃 밭이 나뉜다.

올해 우리는 옥수수를 안 심었는데, 이웃 밭엔 이렇게 옥수수가 나란히 서서 옥수수알을 키우고 있다.



이 힘찬 모습을 가까이 한 번 들여다 보고 우리 밭으로 들어간다.



연일 무지막지한 폭염 속에서 생명을 이어가느라 밭 작물들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푸른빛으로 무성하던 아욱이 그새 이렇게 변했다.

일찍 나서 이제 질 때가 되어 그럴 수도 있고.



잎은 싱싱한 녹색이 살짝 빠지고, 훌쩍 키운 키에 씨앗을 잔뜩 품고 있다.



아직 이런 모습의 아욱도 두 세 무더기 있다.

늦게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아욱은 거의 들어갈 시기일 수도..


아욱은 그만 끝난다 해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만큼 그동안 많이 먹었다.

이제 많은 씨를 퍼뜨리고 내년에 또 잔뜩 돋아날 것이다.




밭이 당연히 아주 바삭바삭 말라 있다.

씨 뿌려도 오랫 동안 감감무소식이다가 겨우 나왔는데, 어마어마한 불볕이 매일 꽂히니  

약한 것들이 계속되는 폭염을 견뎌내지 못하고 노랗게 타들어간다.

나온지 얼마 안된 약한 것들이 얼마나 힘드랴.. 아슬아슬하다.



이 날은 일요일이고, 그 이틀 전인 금요일 날, 우리집 바깥사람이 일찍 일어나 출근하기 전에 밭에 달려가 물을 한 차례 주고 왔었다. 그냥 부르기 쉽게 텃밭이라 부르는 주말농장이 차로 10분 걸리는 곳에 있다.

계속되는 폭염에 밭작물이 남아나지 않게 생겼으니 걱정이 되어 아침 잠 많은 사람이 출근 전에 밭에 가서 물 주고 왔다. 일찍 일어나 출근 전에 그래본 건 그 사람 태어나 처음 해보는 일이다. (아침잠 뿐 아니고 초저녁부터 많으시다. 세포가 잠으로 만들어졌나... 고양이보다 잠이 더 많음ㅋ)



그래도 폭염 속에서도 이렇게 씩씩하게 힘차게 서 있는 작물들이 아직은 더 많다.

아, 멋지시오, 비주얼 굿~


상추가 다 상추 나무가 되었다.





상추들이 거의 다 상추나무가 되어 있는 가운데 조금 늦으신 상추.



이 상추는 몇 잎 딸 수 있었는데..


상추에서 뚝뚝 떨어지는 하얀 진액~

멜라토닌과 락토카리움 성분이라 한다. 신경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



비타민A 비타민C, 루테인과 섬유소 풍부..

많이 먹으면 졸린데 청혈작용 등등..영양분이 많은 채소다.




8월에도 이 폭염이 계속된다는데 이 아기배추, 잘 견딜 수 있을까..



피망.. 빨갛게 익어갈 건가...^^

피망은 빨강과 초록 두 가지고, 파프리카는 빨강 주황 노랑 세 가지라고..



고추 몇 개가 일주일 새 빨갛게 익으셨고..




폭염에 타버린 걸까, 병이 든 걸까... ㅠㅠ



땅바닥에 누워서 자라시는 오이도 있고..



열심히 태어나는 귀여운 아기오이들~



그리고 어린 가지들~



예쁘게 잘 자라셨세요~





아기호박들도 계속 태어나신다.

볼 때마다 이 얼마나 경이롭고 귀여운 생명인지..^^


바라보는 것으로도 힐링~



후웅~ 예쁘세여, 예뻐~



열심히 피는 꽃도 기특하고..



힘차게 뻗어나가시는 몸짓 또한  매번 귀엽고 멋지다.
그래, 그래 파이팅!!



텃밭을 환하게 밝히는 노란 빛깔 호박꽃,

그 환한 빛깔 하나로도 충분히 예쁘지 말이야..




그 꽃으로 이렇게 예쁜 호박을 낳으시는 건 감동..

아 정말 세상 예쁨~




폭염에 시들어가는 건지?





토마토가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



바싹바싹 마른 밭,

물을 일요일날 주고 왔으니 이 폭염에 버얼써 목 타고 있을 것이다.

내일 새벽 일찍 일어나 출근 전에 랑이 또 물주러 가기로~



아직은 양호한 깻잎



레드치커리 서너 포기 중 하나가..



뜯으려고 보니 속에서 썩고 있다.



지난 주에 못 베어와서 일주 사이 너무 자라 억세어지리라 생각한 부추가 생각 밖으로 아직 보들하다..



부추 싹 베고, 또 잘 나오시라고 물 뿌려 줌.



밭 한 귀퉁이에 풀과 함께 살고 있는 머위..^^

지난 봄에 내 밥상을 싱그럽고 맛있게 해주었던..



해가 뜨거워 얼른 집으로 간다.

며칠 굶은 몸상태도 그렇고..



집에 돌아와 밭에서 땀으로 목욕했던 몸을 씻고 아침 밥을 먹으러 나간다.

기운은 없지만, 나를 지독히도 억누르고 있던 두통이 사라져 내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 날아갈 것 같다.
안 아픈 게 행복한 거이다




금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수확한 토마토.

집에 와서도 익어서 빨개졌다.

 

요즘 나으 입맛이 집을 나가셨다. 아프기 전까지는 맛있는 게 많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맛이 없다.

토마토도 아직 손이 안 간다.

집 나간 내 입맛, 그만 풀고 어여 돌아오길 바래~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