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처럼 보이는데.. 쌀뜨물이다.
쌀 씻을 때 쌀뜨물을 싱크대 배수구에 그냥 버리며 씻는 게 당근 편하다.
그러나 조금 귀찮아도 쌀뜨물을 버리지 않고 이렇게 담아 놨다가 주말에 텃밭에 갈 때 가지고 가서 채소에 뿌려준다.
지난 토요일, 매우 뜨겁고 더울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있었으므로 아침 일찍 다섯 시 몇 분인가에 주말 농장(텃밭)에 갔다.
장맛비가 며칠 계속 내린 후에 처음 가보는 텃밭이다. 휴일의 달콤한 늦잠을 반납하고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조금 후에 금세 해가 뜨겁게 꽂히기 시작했다.
저 검은 그늘막, 랑의 작품이다. 그늘막 옆으로 작은 창고도 지었다. 그러느라 랑이 허리 뽀사지게 일했다.
장마 중에 태풍(쁘라삐룬)이 우리나라를 강타할 것이라는 예보가 있을 때, 랑은 이 그늘막과 창고가 날아가버릴 것이라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비만 내리고 말아서 무사할 수 있었다.
장마 끝나고 주말 농장(텃밭)에 갔더니 채소들이 조금씩 달라져 있다.
우선 아욱이 참 무성해졌다.
이쪽 지역 사람들은 아욱을 잘 모르던데..
아니 알긴 한다 해도 아욱국 끓여먹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듯 하다.
나눠 줄래도 아욱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 주는 기쁨이 없다.^^
그래서 남아도 패~스..^^
예쁜 아욱꽃 이번에도 또 찰칵~^^
저번엔(일주일 전) 내가 주말농장엘 못갔었고 랑 혼자서 갔었는데, 오이 수확물이 없었다.
비가 며칠 계속 내리던 때여서 그랬는지..??
그러다 이번에 가보니 오이가 열려 있긴 한데 아직 따 올 만한 크기가 아니었다.
근데 왜 오이마다 모두 동그랗게 굽었는지 모르겠다..
노란빛이 언제나 예쁜 오이꽃~
가까이 찍어서 커보이지만 아직 어리신 가지~
예쁘다.
어린 가지들이 여러 개 달려 있다.
장마가 끝나고 나니 농작물이 상태가 나쁜 것들이 이렇게 몇 가지가 보인다.
이렇게 탐스럽게 잘 크고 있는 것이 더 많기는 하지만..
토마토가 생각보다 겨우 두 개.. 익었네.. 했더니..
그마저 잘 익은 토마토를 먼저 맛보신 날짐승들..
까치나 까마귀일 듯..
비가 며칠 계속 내려서 그랬는지 이렇게 빨갛게 익은 건 두 개 뿐이었는데, 새들이 이리 하셔서
우린 가져올 게 없었다.
겨우 방울토마토 세 알 수확해 옴..^^
장마 끝나고 나니 방울토마토도 이파리가 병이 드는 건가...?
고추는 몇 잎 노란 게 보이지만 작황이 좋은 편~
아주 주렁주렁 하시오~
2주 전만 해도 뜯어다 먹기 딱 좋더니만..
장마 끝나고 가니 키가 쑥 자라서는 상추 잎 상태가.. 뜯어갈만 하질 않다.
사진으로 보니 윗쪽 부분이 붉은 것이 상추가 꽃처럼 예쁘네..
이 청상추만 조금 뜯어 옴..
좋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는데 시장에선 사먹기 꺼려지는 (아니 안 사먹는) 채소,
이렇게 농약 안 친 것으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깻잎..
다른 채소도 마찬가지지만..
씨 뿌렸는데 감감 무소식이라고 랑이 아쉬워하더니 장마 끝나고 갔더니 이렇게 쪽파가 올라와 있다.
힘들게 올라오셨다.
대파도 적으나마 2주 전보단 좋아보이고..
아침 일찍 갔어도 금세 해가 얼마나 뜨거운지 부랴부랴 철수하느라 다음으로 미루고 그냥 두고 온 부추..
일주일 사이 너무 자라버릴 것 같은데..
매번 커다랗게 환하게 피어 있는 모습으로 바라보는 나를 미소 짓게 하는 호박꽃.
이번에도 아기 호박이 예쁘게~
쭉쭉 영토 넓히시는 힘찬 모습도 보기 좋고~
이건 지난 주에 랑이 못 보고 지나친 바람에 이렇게 커버렸다.
몰래 숨어 계셨세요?^^
이번엔 집에 가져갈 오이가 없지만 막 태어난 아기오이들이 여기저기~
밭은 쉬지 않고 생명을 계속 탄생시키고 키워낸다.
생각해보면 참 눈물겹도록 예쁜 생명들을...
주홍빛깔 석류꽃은 이제 시들고 떨어져 버렸다.
꽃 떨군 그 자리에 구슬만한 석류가 달려 있다.
밭은 똑같이 이 석류도 잘 키워 낼 것이다.
그날 해가 얼마나 뜨거운지 텃밭에서의 두 시간 동안 내 얼굴은 아주 빨갛게 익어버려 화끈화끈하였다.
이 나이까지 사는 동안 이렇게 얼굴이 익어본 건 거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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