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봄을 열었던 개나리꽃은 지고 있습니다.
노란 꽃 진 자리에는 피어나는 연초록 잎들이 조그만 조그만하니 앙증 예쁩니다.
목련꽃은 이미 다 져버리고 없는데, 이 자목련꽃이 몇 송이 남아 있어서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
다른 지역도 이미 다 벚꽃 천지이듯이
경주 역시 어디를 가도 벚꽃이 흐드러졌어요.
며칠 전엔 낮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오르기도 했었는데, 어제 오늘 바람 불고 춥습니다.
예쁜 꽃 시샘하는 바람이 아주 쌀쌀맞아요.
쌀쌀맞은 찬바람에도 가냘픈 꽃잎들이 굴하지 않고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게 기특한 마음이 들더군요..^^
꽃받침이 여린 꽃잎들을 단디 단디 잘 붙잡아주고 있는 거겠지?^^
경주 벚꽃, 다른 때보다 한 일주일은 일찍 만개했는데
보문단지의 벚꽃도 시내와 별 차이를 안 두고 일찍 피어났어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삭막한 무채색이었던 세상이 이렇게 며칠 사이로 온통 화사해지다니..
♬♪~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래, 이 화사한 봄길을 그대여.. 둘이 걸으면 좋을텐데..
나이탓으로.. 또한.. 여러가지 상황으로.. 그런 마음들은 싸악 삭제 되어버리고, 각자 무심하게 시간을 보냅니다.
나도 그대도 너무 멀리 가버린 듯 하네요.
더 할 수 없이 이렇게 저렇게 건조한 날들 속,
그래도 이 벚꽃 계절에 여기 저기서 듣게 되는 벚꽃엔딩이 매번 들어도 좋군요..
묘하게 마음에 휘감겨요.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문 열고 나가면 벚꽃이 눈앞에 환합니다.
참으로 무미건조하고 서글픈 날들 속에서 이 꽃으로 아주 작으나마 잠깐 위로를 받습니다.
라일락꽃도 벌써 피었어요.
좋은 봄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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