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몇년을 살면서도 내가 경주에서 거의 매일 다니는 길 왼쪽 옆으로 뻗어있는 이 길이 황남동으로 이어지는 길인 걸 모르고 살았다.
내가 매일 지나가는 길에서 이 길을 옆으로 쳐다보며, 저 길은 어디로 가는 길이지? 하고 그냥 잠깐 그러고만 말았었다.
그러다가 불과 얼마 전에야 이 길을 걸어가면 바로 황리단길이란 걸 알게 되었다. 참 관심을 안 두고 산다.
전 날 밤부터 당일 오전까지 비가 내렸다. 많이 내리는 비는 아니고 찔끔찔끔 오락가락하는 비였다.
어쨌든 그래도 비가 오고 막 그친 뒤여서 연초록빛 잎새들이 한껏 싱그럽다.
비가 다 온 건지 또 올 건지? 하면서 친구가 우산 한 개를 챙겨들고 걷는다.
도로 옆길로 난 골목길, 역시 집들이 나즈막 나즈막 하다.
우리가 12시에 간 건데,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가 많다.
우리가 황리단길에 간 건 친구가 이 꽈배기가 맛있더라고 해서 이 대왕꽈배기를 먹자고 간 거였다.
그러나 이곳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장사가 안되는 건지, 저녁에만 문을 여는 건지...
마땅히 당기는 음식도 없고, 그래도 온 김에 그냥 저거 먹을까?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면 잠겨 있고 하여
두어 군데 가게에 들어가 쇼핑을 하면서
왔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 간다.
(경주 시내쪽에서) 황리단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바로 대릉원 돌담길이다.
지난 밤부터 아침나절까지 찔끔거리며 내린 비가 그래도 담쟁이 잎새들을 깨까시 세수시켰나보다.
연둣빛 싱그러움에 내 마음도 맑아지는 듯하다.
봄엔 이렇게 싱그럽고, 여름엔 더욱 무성무성해지고,
그리고 가을엔 알록달록 더욱 분위기 있어진다.
빗방울이 아직 마르지 않은 데도 있네..
돌담 안에 솟아 있는 나무
저 천사의 날개 안으로 들어가 서서 사진 한 장 찍어야는데,
패스~^^
아.. 여기 구월엔 노랑코스모스꽃이 쭉 피어 있더니 지금 이 시기라서 이렇게 말끔한가 보다.
재작년 구월엔 이런 풍경이었다.
노랑코스모스가 여름, 초가을에 피는 꽃이니까..
그때 큰아이가 한국에 왔다가 경주에 하루 다녀가면서 이곳에 왔었다. (작은아이도 같이)
아침엔 많이 서늘하다가(춥다가) 한낮에 햇살이 따가워졌다.
이 좋은 봄날, 편한 친구와 함께 천천히 걸으며 잠시 힐링한 곳,
경주 황리단길, 대릉원길..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면 첨성대도 나오고 꽃단지도 나오고, 계림숲도 나오고...^^
경주에서 가볼 만한 곳이 시내 가까이(걸을 만한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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