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이 아이를 만났습니다.
이 아이는 지난 가을 꽃순냥이가 내 앞에 데리고 왔었던 아기고양이예요.
요 아가냥이 입니다.
가을 내내 국화꽃밭 급식소와 이 스티로폼 박스에서 사랑스런 모습을 보여주던..
12월이 되면서는 춥고 하니 밥만 먹고는 얼른 가버리게 되었었고,
나 또한 밥상만 차려주고 서둘러 집으로 들어오고 하면서 서로 보는 일이 뜸해지고 그랬었지요.
그러는 중에 늘 엄마를 따라다니던 아기냥이가 혼자 와서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두어 번 보기도 했었고..
근데 혼자 와서 밥을 먹고 있는 걸 보게 되었을 때는 짠하였습니다.
"벌써 독립하는 거야?" 하는 생각으로..
그러면서 겨울이 가고..
서로 잘 마주치지 않는 사이 아기냥이도 자라고..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통 안 보이고..
그러다가 요 며칠 전 이렇게 자란 모습으로 나타났어요
국화꽃밭 급식소에서 몇 걸음 거리의 맞은편이에요.
가을에 태어나 겨울 동안 자라서 이제 청소년고양이가 되었네요.
날 알아나 볼른지..
아기고양이 때 내가 주는 밥을 먹으면서도 날 몹시 경계하며 한 발짝만 가까이 가도 잽싸게 날아가버리곤 했던 아기라서
지금 매우 오랜만에 만난 나는 이 아가냥이가 몹시도 반가운데 이 아이는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면 바람처럼 달아날 것이기 때문에 멀리서 최대한 끌어당겨 찍었더니 사진이 별로 좋지 못하네요.
실물은 사진보다 훨 예쁜데..^^
즈 엄마 꽃순냥이도 새끼 낳으러 어딘가로 떠나고,
떠날 때 같이 떠난 건지, 아기냥이 먼저 떠났었는지, 나중 떠났는지..
떠났어도 한 아파트 단지 안이니 여기 이렇게 오기도 하고..
음.. 지금은 어디서 밥을 먹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기고양이 때 엄마랑 같이 지냈던 이곳을 잊지는 않겠지요..
이 급식소로 다시 밥먹으러 올 수도 있고..
이 고양이 또한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 하도 오랫동안 안보여서 별이 되었나.. 생각했던 아이에요.
이 아이를 맨 처음으로 봤던 게 2008년도였던가 싶으니 이 아이도 이제 12살 (이상)이 되었습니다.
얼굴도 나이 먹은 티가 많이 나는 게 마음이 참.. 그렇네요.
나이도 있고, 몇 달 동안 안보여서 고양이 별로 떠났나.. 그러고 있다가 이렇게 집 들어가는 현관문 앞에 앉아 있는 아이를 보고는 얼마나 반가운지..
오래 못 본 사이 많이 초췌해진 얼굴..
이때 사진이 더 이렇게 찍히기도 했을 것이고..
언젠가부터 이 아이를 볼 때면 나랑 같이 늙어간다는 생각이..
젊었던 날의 모습이에요.
시간은 이 고양이에게서도 내게서도 젊음을 싸악 걷어가셨습니다.
빛나는 젊음은 너무도 금세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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