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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ats

다시 만나게 되길 바라며, 끄적끄적

by 해피로즈 201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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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쇼파에 누워 티비를 보다 자다 그러고 있는데,

우리 아망군이 엄마가 보는 티비를 저리 앉아서 보고 있었다.

아망이는 티비를 잘 안보는 고양이인데..


대낮에 이렇게 쇼파에 누워 티비 보며 게으름 피운 건,

심심찮게 겪는 두통에 또 꽉 붙들려서.. ㅜㅜ


불과 2주전에도 위탈이 나서 3~4일을 완전 몸져 누워서 끙끙 앓았었는데,

나아서 일어난 후에도 웬일인지 전에 없이 계속 위가 아팠다.

이러다 낫겠지 하며 병원 갈 생각은 안하고 있는데,

말끔히 가라앉질 않고 계속 간간히 위통이 신경을 긁는 것이었지..

많이 아픈 건 아니지만, 기분 나쁠 정도로 계속 되었다..

식욕도 없고..


아.. 병원에 가야하나보다...

생각을 했다.

가서 검사하고, 나쁜 얘기 하면..

그래, 나보다 나이 적은 사람도 병으로 떠난 사람들도 많은데, 난 그래도 이 나이까지 살았잖아..

뭐.. 우리 애들이야 첨엔 슬프겠지만 엄마 없이도 다 잘 살아갈 거구..

난.. 그리운 우리 엄마 아버지랑 그리고 가슴아프게 일찍 떠난 동생, 그리고 최근에 돌아가신 우리 큰오라버니 만나면 반갑겠지 뭐..

요래

혼자 소설을 쓰면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집에서 교통수단 없이 갈 수 있는 병원에 전화 했더니 당일 예약은 안되고,

일정 시간 동안 속을 비우셨으면 오늘 11시까지나 오후 3시까지 오시란다.

전날 밤부터 병원 갈 생각을 하고 밤 10시 이후부터는 물도 안마셨기 때문에

이왕 맘 먹은 김에 11시 안으로 가자 하고는 준비하고 화장, 아니 분장은 생략한 채 집을 나섰다.

평소 화장을 진하게 하는 스탈은 아니니 분장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는데,

50대는 분장이라고 하더군.

아니 변장이라 했나?


평소에 다니는 길 말고, 두세번 밖에 안 다녔던 골목길로 접어들었는데,

무심히 걷는 내 앞에 좁은 옆골목에서 노란 고양이 한마리가 나온다.

어? 야옹아~

그랬더니 그 아이는 지나가다 말고 내 앞에서 나를 올려다 보며 야아앙~ 대꾸해주는데,

그 목소리가 아주아주 힘이 없어 가냘프기 짝이 없다.

몸집도 작고 마른 몸에 배가 홀쭉 들어간 게,

어디가 아픈 건가, 며칠 굶어서 그런 건가..

노랑이는 그러고는 나를 지나쳐서 내가 지나온 길로 걸어간다.

아주 힘없는 발걸음으로..

방금전까지 병원 빨리 갈려고 서두르며 걸어왔는데, 여기서 만난 아이를 보니

안타깝기 짝이 없어 그 자리 멈춰서서는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야옹아~ 쭈쯔쯔쯔~ 부르니 가던 길 잠깐 멈추고 나를 돌아보며 또 "야아앙~" 대답한다.

병원 갈 준비 하며, 다른 날 들고 다녔던 가방 말고 집에서 젤 작고 가벼운 가방에 폰과 지갑, 볼펜 한자루만 집어 넣고 서둘러 나왔더니

아이.... 참 속상하게도 저리 힘없는 아이를 이렇게 만났다.

며칠 못 먹어 힘없어 저러는 거면 어떡해.. 그건 내가 쉽게 당장 해결해 줄 수 있는 건데..

하필 가방을 바꿔 들고 나온날..

정말 안타깝고 속상하다.


병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그 아이가 떠나질 않는다.

검사 하고 의사 쌤한테 무슨 소릴 듣게 될지도 모르는 주제에..


위내시경 검사를 했다.

2년마다 무료 진료권이 나와도 검사 안받고 지난 게 몇번이었다.

그 진료권으로 위내시경 검사 받으면 무료지만 난 위내시경 그냥은 못 받아서 그동안 내시경은 수면 내시경을 하곤 했었다.

이번에도 수면 내시경을 하겠다고 했더니 5만5천원 개인부담하셔야 한단다. (의원보다는 조금 큰 병원)


결과는,,

조직을 떼어서 검사 의뢰한 건 며칠 걸리고,

사진상으로는 위가 부어있다고..


음.. 혼자 소설 쓰며 병원 갔는데..^^

조직검사 결과는 며칠 후에 봐야겠지만..



전날도 식욕이 없어 매우 부실하게 먹고 오늘 검사한다고 아침 굶고 

그러고서 점심때가 지나고 있으니 기운이 없어 집에 가기도 힘이 든다.

아, 오늘은 죽을 먹고 낼쯤부터나 밥을 먹으라 하드만..

병원에서 집 가는 길에 죽집도 없고, 죽을 사가려면 저쪽 먼 길..

에효..

그냥 집에 가자.. 하고

집에 돌아올 때 혹시나 하고 또 그 길로 왔지만 그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따 저녁에라도 나와서 밥을 주려면 어디다 주면 좋을까.. 둘러보아도 마땅칠 않다.

골목이긴 해도 양 옆으로 가게들이어서 엇갈려서든 똑바로든 가게 주인들이 보인다.

우리집 가까운 곳까지 올 리도 없어보이고..


저녁에 비까지 오락가락하고,

점심 때 한 끼는 맛없는 죽으로 때웠는데,

저녁엔 괜찮겠지 하며 순전히 약을 먹기 위해 그냥 아침에 막둥이 먹이느라 했던 밥(더구나 현미 섞인 밥)을 먹었더니..

그게 또 탈이 나서 두통이..

이구 징글혀..

오늘 종일을 쇼파에 누워 하루를 소비해버렸다.


누워서도 어제 그 힘없는 노랑이가 계속 눈에 밟혀

우리집과는 (종일 누워 있었던) 요 모양 요꼴로 나갈 거리가 아닌데도 사료 가지고 나가보았지만,

역시 못 만나고..

모퉁이에 서서 기다려보다가 그 아이가 지나간 곳 중에 가게 주인이 제일 덜 보일 곳에 아주 소심한 양을 부어놓고서

그래도 미련이 남아 조금 더 서성거리다가 들어왔다.

그 아일 다시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은데...

제발 잘 살아내주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


거기 밥 줄 데 없던데..

그 아이 활동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티비 잘 안보는 아망이가 티비 보고 있으면 우리들은 신기해하며,

집에 있는 식구를 불러 보게 하곤 한다..






귀를 요랬다 저랬다 하며 꽤 오래 보고 있었다..






그래서 누워 있는 상태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폰으로 찍었다.

난 사진을 폰보다는 주로 카메라로 찍는다.






아망아~


부르니

요래..^^









아고 이쁜 내 새끼~

내 사랑아~



울애기 엄마가 많이많이 사랑해~







웅~ 잘 알아여



ㅋㅋ


호호






공부하고 있는(음.. 공부하고 있었겠쥐..) 

작은 누나 책상에 올라가^^






사랑 만땅 받아 때깔도 좋은 우리 아망이를 보며

또 윤기 하나 없이 꺼칠하고 초췌하던 노란 옷의 그 힘없는 아이가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이제는 안 다니던 그 길로만 다니게 생겼다.

그 아일 만나기 위해....


꼭 다시 만나게 되기를 바라며..

그 아이의 무사안일을 빌며...☆ 

이 저녁, 부시시 일어나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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