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날엔 바깥 고양이를 바라보는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추운 겨울 잘 건너온 길고양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동시에 짠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지난 겨울은 다른 해 겨울보다 덜 추웠지만, 겨울밤은 길고양이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추위이고,
더구나 추위를 피할 곳 없이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고양이들도 많아서 겨울 추위 속에 먹이를 구하지 못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곳 아이들은 아파트 단지 지하에서 추위를 피하고, 넓은 단지 몇 군데에 급식소가 있습니다.
내 급식소만 해도 두 곳..^^
그 한 곳에 얼마 전부터 단골 손님이 바뀌었었지요.
꽃순이랑 그 아기냥이가 떠나고 이 하얀 고양이가 바톤 터치 하였습니다.
꽃순냥이는 엊그제 편의점 갔다 오다가 그쪽에서 만났는데, 아는 사람이라고 걸음 잠시 멈춤해주더군요.
글쎄.. 새끼들 데리고 이 급식소에 나타날 수도 있지요.
몇 년 동안 안보고 산 적도 있으니 안 올 수도 있고...
고양이들은 알 수가 없어요..
추운 겨울에 이 아이를 보았다면 하얀 옷이 더 추워보이고 내 맘이 더 편치 못했을 텐데,
이 따스한 봄날엔 연초록 풀 위의 하얀고양이가 이 봄날을 더 화사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길고양이들에게 이 하얀 옷은 밖에서 살기 더 불리한 옷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아파트 단지 안은 다른 곳보다 위험도가 좀 덜 합니다.
날 발견하고는 요래 나무에 부비하며~
나를 향한 친화적인 몸짓..^^
꽃순냥이하고 성향이 다릅니다. ㅎㅎ
꽃순이는 꽤 오랜 기간 알고 지냈어도 내게 이런 몸짓은 보여주지 않는 아이거든요.
성격이 그렇다고 봐야지요.
내게 가까이 오실 참입니다. ㅋㅋ
급식소 바로 앞이에요.
배 뽕뽕하게 채우고 편안하게 휴식 중이셔요.
하루 없어지는 사료 양으로 볼 때 이 아이 혼자 독상을 받으시는 듯..
따스한 볕이 참 좋은 봄날, 내가 차려드리는 밥 잘 드시고 이렇게 한가로이 쉬고 계신 모습에
바라보는 내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야옹아~ 부르면 이쁘게 "야앙~" 대답도 해주시고..
ㅎㅎ 이뻐용~
이 예쁜 손님이 조그마하게 건네주시는 봄날의 평화 입니다.
눈부신 계절 사월이지만 그 빛나는 밝음은 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이렇게 저렇게 시쭈굴하게 구겨져(찌그러져) 있는 날들,
잠시라도.. 이렇게라도.. 조그맣게라도.. 미소 짓게 하네요.
내 급식소 손님의 선물이에요.^^
이 세상 모든 길고양이들의 좋은 봄날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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