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전, '미세먼지 좋음'이던 날, 친구와 김밥, 커피, 물 등을 사가지고 황성공원 나무 밑 그늘에 돗자리 깔고 앉아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게 보였어요.
그래서 혀로 쪼쪼쪼쪼~ 소리를 내니 걸어가다가 쳐다보고는 방향을 틉니다.
쳐다보고 그냥 지나가는 줄 알고 있었더니 우리 가까이 와서 앉네요. 오마낭?
가는 고양이 불렀으면 뭘 좀 줘얄 거 아냥~
그러게, 우릴 쳐다보고 있어도 줄 게 없으니 안타까비.. ㅠㅠ
주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배가 많이 고픈가 싶은 마음에 김밥에 들어 있는 계란부침과 햄을 골라 내어 주었더니 잽싸게 먹습니다.
또 주기를 바라며 요러고 있어요.
배가 많이 고픈 모양..
몸도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많이 작고 홀쭉하니 말랐어요.
그 김밥마저도 거의 다 먹어갈 즈음이어서 줄 게 없는데,
아이가 요래 앉아 식빵을 굽네요.
두 팔을 가슴 밑에 집어 넣고..
전에 우리 아망이가 이렇게 하면 너무너무 귀여웠었는데..
그러다 눈도 감으시고~
우리가 앉아 있는 돗자리와 아이의 거리가 요만큼~
내 걸음으로 딱 두 걸음 정도예요.
내가 잠깐 일어섰더니 깜짝 놀라 저도 일어났다가 한 두 걸음 뒤로 가서 다시 앉았어요.
햇살 밝고 바람이 산들산들 기분 좋게 불고...
참 좋은 초여름 날씨예요.
근데.. 날 왜 불렀냥?
그냥 날씨 좋다고 불렀냥?
맨입으로?
물은 어디서 먹고 다니나.. 물이라도 좀 먹을래? 하고 생수를 따라서 갖다 주다가
녀석이 그딴 거 집어치우라며 냅다 한 대 후려치는 바람에 그 날카로운 발톱에 찐하게 얻어맞고 두 방울 찍혀서 피 남~ ㅠㅠ
짜식이~ 아프다 이눔아~
아오 아퍼라.. 시키가..
맨입으로 불러서 그르케 화 나냐?
그러고 갈 줄 알았는데 안 가고..
자릴 조금씩 옮겨 앉으시더니 길게 누우심~
주변의 이런저런 기척에 눈이 왕방울이 되기도 하지만..
금세 다시 또 눈도 잘 감으시고..
오마나, 냥아, 너 주무세요? ㅋㅋㅋ
ㅎㅎㅎ 요러고 자는 모습 너무 귀엽잖앙~ ㅎㅎ
머? 지금 머라 캤노?
미.. 미안해~
맨입으로 귀엽다구 해서 미안해 냥아~
돗자릴 걷고 돌아올 때까지..
우리 돗자리 옆에서 자다깨다~
안녕~
냥아, 만나서 반가웠다.
(사진으로는 큰 고양이 같이 보이는데, 실물은 작고 어려보이는 고양이예요.
음.. 다음부터 공원에 나올 땐 니들 먹을 거 가지고 와서 부를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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