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 어미고양이를 만났어요.
내가 경주에서 처음 만났던 고양이이고,
예전의 다음 블로그 시절부터 현재 이 블로그에까지 최다 출연시켰던 고양이예요.
이 아일 처음 본 게 8년 전쯤인가, 더 전인가 싶고,
이건 5~6년 전 올렸던 사진이에요.
요때만 해도 확실히 젊지요.
거의 어두워진 밤에 급식소에 밥상 차리러 가는 편인데,
서울 갔다올 동안 사료 떨어지는 날을 최소화 하기 위해 큰 그릇(아구찜 시켜먹는 그릇이랑 추어탕 사다먹는 하얀 그릇)에 수북수북 두 그릇을 담아 놓고 갔어도
사료랑 물이 버얼써 동났을 것이기 때문에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얼른 새 사료와 물을 가득가득 채워 놓고 돌아 나오는 길에 이 아일 만났어요.
날 보고 후딱 달아나지는 않아요.
내 급식소에 매일 밥 먹으러 오는 아이는 아니지만, 저와 나 알고 지낸 세월이 오래다보니 날 아는 체 하는 듯한 행동을 합니다.
내가 급식소에 잔뜩 몸을 숙여서 밥상 차리고 있던 것을 미처 못 보고는 지나쳐 가려던 행동에서 날 발견하고는 저리 앉아주신 겁니다.^^
이 아일 매우 오랫동안 못 보았으므로 "잘못 되었나..."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었지요.
얼마나 반가운지..
내가 급식소에서 밥상 차리는 일을 다 끝내고 천천히 집으로 들어가려니 이 아이도 날 따라 이쪽으로 와서 앉았어요.
얼마 동안 이 아일 쳐다보며 서 있다가 발걸음을 옮기니...
저도 내가 가는 쪽으로 이렇게 오시는군요.
또 새끼를 낳아 어디서 키우고 있는 건지, 모습은 좀 초췌해보이기도 하고..
나이 들어 보이는 모습이 짠합니다.
내가 지를 처음 볼 때만 해도 젊은 냥이었는데 이제는 나와 같이 늙어가요..
꽃순이가 나를 만났을 때 잘 앉곤 하는 저 자리에 이 어미고양이도 가서 앉았어요.
사진으로는 몸집이 있어보이지만 실제는 왜소합니다.
이 녀석은 처음 보는 녀석인데 저 위의 어미고양이를 보고 그러는지 왜 그러는지 맞은편 주차된 차 밑에서 야오오옹~~ 하며 길게 소리를 내고 있어서 줌해서 찍었어요.
그리고는 저 녀석한테 좀 가까이 가볼려고 몸을 움직였더니 이 어미고양이는 지한테 가까이 오는 줄 알고 벌떡 일어나 피해서는 차 밑으로..
이 녀석도 몹시 경계하며 달아날 태세를 취하고..
이 동네 고양이를 다 알고 지내지는 않으니 이 아이도 모르는 아이로 처음 봅니다.
꽃순이예요.
꽃순이는 내가 집 앞에 따로 차려주는 곳에서 밥을 먹어요.
집 뒤쪽의 급식소엔 절대로 안 가서 (제 영역이 아닌 거겠지)
집 앞에 은밀하게 따로 차려드립니다.^^
이곳에~
국화 잎새가 또 이렇게 피어나 자라서 급식소를 잘 가려주어 아주 좋습니다.
집 뒤의 급식소엔 어떤 아이들이 몇 마리가 와서 먹는지 모르겠고,
사료도 큰 그릇 두 개에 잔뜩 부어주는데,
여기엔 꽃순이만 와서 먹는 듯 합니다. (다른 아이도 먹는지 그건 지켜보지 않아 알 수 없고..)
꽃순이는 저 위의 어미고양이보다 더 왜소해요.
내가 밖엘 자주 내다보질 않아 이 아일 자주 보진 못하고, 그저 들며날며 밥그릇만 살피는데,
계속 밥먹으러 오는 게 마음이 놓입니다.
봄에 또 새낄 낳았을텐데, 내가 저번 서울 올라갈 즈음 아니었을까 짐작..
새끼를 어디서 키우고 있는지...
이쪽에 데리고 올 곳은 없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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