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따가운 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빠른 길 두고 일부러 돌아서 가려니 어쩜 내 바램대로 저 앞에 크림이가 걸어가고 있어서 반가웠는데 놓쳐버렸다. ^^
아쉬운 마음에 다른 길까지 둘러 가면서 이 녀석을 몇 달 만에 또 만나게 되었다.
이 꽃그늘에서 따가운 햇살을 피하고 있는 건지..
아님 제딴엔 호젓한 곳이라고 여기서 낮잠 좀 주무시려 하고 있는 건지..
아그야, 너 여기서 뭐하세요? 했더니 또 반색을 하며 일어서 나온다.
한바탕 부비부비를 날려서,
아냐아냐 아그야. 하던 거 해라~ 뭐 할 거였는지..^^
쪼그리고 앉았더니 지두 다시 그늘로 들어가 옆드린다.
아그야, 자라~
아줌마두 뜨거워서 간다~
일어섰더니 야응~ 하며 벌떡 따라 일어선다.
그래 그늘 들어가 한숨 주무세라~
그렇지만 냉큼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으니 내게 가까이 와서 또 발라당 하신다.
그리고는 뒹굴댕굴~
뜨겁고 밝은 햇빛에 눈 못 뜨고~
그래그래~ 햇빛 샤워 잘하고~
하얀 털옷 소독 아주 잘 되겠네~
웅? 잠들었니?
아니 이 녀석좀 보게~ ㅎㅎㅎ
이 아줌마를 너무 믿는구나~
아니, 사람을 너무 믿네..
그러면 안되는데..
이 녀석 정말 위험한데?..
도대체 누가 이 아일 버린거야.. 나쁜 인간.
이 고양이를 만난 건 맥문동이 꽃피기 전이었고, 지금은 맥문동꽃이 잔뜩 피었다.
처음 보는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 이 아이를 보고 집고양이로 살다가 버려진 아이라고 생각하며
키우다가 버린 인간을 욕했지만
그러나 선뜻 데리고 들어오질 못했다.
일단은 집 밖이지만 자유롭게 잘 살고 있는 아이를
가족으로 들이는 문제, 간단한 문제가 아니므로..
더구나 서울 경주를 왔다갔다 하는 생활에..
'I Love Ca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냥아, 물 먹다가 잠 드셨세요? (9) | 2017.11.23 |
---|---|
사람손주보다 냥이손주, 루이와 코코 (5) | 2017.11.16 |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잡아간다~ (2) | 2017.09.04 |
길고양이 이소- 한마리 물고 두마리 걸리고 (2) | 2017.09.01 |
장하다 크림이,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2) | 2017.08.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