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 Love Cats

휴일 아침, 길냥이 울음소리에 몸을 일으킨다

by 해피로즈 2018. 3. 1.
728x90
반응형
728x170

 

지난 겨울 가뭄이 전국적이었는데, 이곳 경주의 가뭄은 벌써 몇 년 째인지..

어제 오후부터 드디어 이 경주에도 (웬일로) 비가 내리셨다.



얼마나 반가운지 제법 소리를 내는 빗줄기를 내다보며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제한 급수까지 언급 되고 있는 시점에 그래도 이리 내려주니 참으로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이틀간만이라도 계속 내려주면 좋겠다.... 했더니..

웬걸.. 오늘 아침 휴일이라고 게으름 피우며 누워 있는데 햇빛이 창문의 블라인드쯤이야 싹~ 무시하며 투과해 들어와 아주 환하게 웃으신다.

참 안 반갑다 진짜.. 어이구 이놈에 동네는 비 오기 싫어 죽어 암튼.. 궁시렁 거리며.. 나도 환한 햇빛 무시하려 애쓰며 더 누워 있었다.


아침은 뭐 해먹나.. (귀찮~) 그러면서 안 일어나고 있는데, 창밖에서 갑자기 고양이 소리가 난다.

게으름 피우던 내 몸뚱이를 후다닥 일으키는 대단한 힘을 가진 고양이라는 존재. ㅋ

서둘러 창문을 두개 바쁘게 열어제끼고 휘익 눈을 굴리니 베란다 아래 급식소에 있어선지 창문에서는 안 보이다가 잠시후 역시 울어대며 급식소에서 나오는 삼색이가 보인다.

이 급식소에 밥 먹으러 오는 아인가 보다.

밥이 없다고 울고 가는 건가..

방범창 때문에 사진 찍기도 쉽지 않은 데다 사진기도 가까이 없다.

사진기 가져올 동안 저 애가 그대로 있지도 않으니..


게으름 피우고 있었던 침대에서 내려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사료와 물 한병을 가지고 나가는데, 오늘은 참 안 반가운 햇살이 눈부시기까지 하다.. 이그.. 비가 오늘까지는 와줘야지 말이야~~!! 너무 가물다니까? 비가 더 필요하다고요!!


급식소는 아주 난장판이다. 집 베란다 밑이라 비에 젖는 곳은 아니지만 (처)불어대는 강풍에 그릇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더럽혀져 있다.

우선 가지고 나간 물로 더러워진 물그릇을 행구고 휴지로도 닦아서 깨끗하게 한 뒤 물을 새로 부어놓고, 밥그릇은 베란다 밑 저~ 안쪽 깊숙이까지 날아가 남은 사료 다 쏟으며 나뒹굴고 있는데 거기 기어들어가기 싫어 오늘은 일단 여분으로 거기 내다 놔 두었던 스티로폼 딸기상자를 꺼내어 사료를 한가득 부어놓는다.


고양이  한 녀석도 안 보이는 베란다 뒤뜰,  잔뜩 심술 나신 바람이 아무렇게나 처불어대고 있다.

바람 불어도 밥은 먹어야 하니 사료 냄새 맡고 다시들 오시겠지..  


심술 바람 아랑곳 없이 햇빛이 한가득 반짝거리는 급식소 앞을 떠나 고양이 정원쪽으로 가본다.

아침 식사는 이미 늦었다.

아침 식사라 하기도 많이 늦은 시간이고..^^


경북 일부 지역 강풍 경보 문자가 오던데,

이곳 고양이 정원은 바람이 별로 닿지 않아 비교적 아늑하고 따뜻하다.

정말 다행이지..

바깥 고양이들에게 이런 곳이 있으니..

멋쟁이 턱시도냥아, 너도 혹독한 겨울 살아내느라 고생했다. 장하다!!


 

(이러다가 아점식사는 결국 밖에 나가서 국밥으로 떄우고 들어왔다.)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