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 Love Cats

현관문턱까지 따라온 나의 애틋한 길고양이 꽃순이

by 해피로즈 2018. 11. 6.
728x90
반응형
728x170

해가 짧아져서 오후 6시가 넘어도 어둡다. 

퇴근하여 집에 도착한 게 6시 40분쯤, 바로 집 앞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가까이 만나게 되었다.

길고양이들이 대체로 비슷비슷한 데다 어두워진 시간이라 잘 안보여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노랑이라는 것만 구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몸집이 조그마한 게 청소년냥인가 싶었다.

나와 제법 가까이 거리가 좁혀졌는데도 고양이가 웬일로 후딱 달아나지 않고 날 쳐다보는 모습으로 서 있다.

길고양이만 보면 거의 습관적으로 내는 혓소리를 역시나 이번에도 "쪼쪼쪼쪼~" 했더니 노랑냥이가 작고 가느다란 (예쁜) 소리로 "야옹" 대답(?)한다.

"응, 그래~ 야옹아, 저쪽에 가면 밥 있는데.. 가서 좀 먹지~" 그러면서 집으로 들어가려던 발길을 틀어 편의점 쪽으로 향하는데, 어어? 이 노랑냥이가 내 뒤를 총총총 따라오는 게 언뜻 보이는 것이었다.

"으응?" 그제서야 꽃순인가 하는 생각이...

그래서 불빛에 고양이를 집중해서 쳐다보니 가만히 있어주는 녀석, 

오오... 꽃순아, 그래 꽃순이 너였구나.. 오마나.. 세상에.. 

그러면서 몇 걸음 더 걷다가 편의점 가던 걸 취소하고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려 걸으니 이 녀석이 또 다시 날 따라온다.


따라오는 녀석을 계속 뒤 돌아보며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현관문을 닫지 않은 채 가방을 내려놓고 내다보니 가까이 따라와 있다.

현관문 열어놓은 채로 잽싸게 집안으로 들어와 사료를 담아들고는 아이에게 내밀어보이며 현관문턱에 놓고 기다렸더니 



오오오~ 녀석이 이렇게 왔다. ㅎㅎㅎ

오늘이 마침 계단 청소한 날이라서 아직 마르지 않은 물을 징검징검 밟고~^^


(사진들이 다 흔들려서 사이즈라도 줄임.


그리고 고양이 사진 찍는 분들은 아시듯이 사진으로는 이렇게 몸집이 커보이는데. 실제로는 조그맣다.

여리여리 작은 몸집이 청소년냥이로 보일 정도..)



저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소리에 잔뜩 신경쓰며...




꽃순아~ 괜찮아. 먹어~


그러고 내 모습이 안 보이게 숨어주었더니...



오독오독~ 사료 씹는 소리가 나기에 숨어서 몰래 한 장 찍은 게 이 모양.^^


그러나 윗층에서 누가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에 질겁을 하고 달아나버린 꽃순이.



밥그릇 들고 쫓아가보니 라인 공동 현관문 밖, 차 옆에 앉아있다.


어두워서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그래서 전에 낮에 찍었던 사진, 다시 자료 사진으로 찾아서 씀..


전에도 이렇게 앉아있었던 그 자리에~



오늘도 이곳에(어둠 속에) 사료와 물을 놓아주었더니 날 피하지 않고 당겨 앉아 먹기 시작..

오독오독 씹어먹는 소리가... 하아.. 기분이 좋다.^^




꽃순이가 지나다니는 사람들 신경쓰느라 밥 먹다 말고 자꾸 멈추곤 해서 조금 더 안쪽으로 이 국화 잎새들에 가려진 곳으로 밥그릇 물그릇을 옮겨 주었다. (이건 엊그제 낮에 국화꽃을 찍은 사진)

옮겨주는 곳으로 따라들어가 밥을 먹는 꽃순이를 보며 얼마나 흐뭇한지...

안 보이는 곳에 비켜 서서 한참을 있다 들어왔다.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보고, 또 나가 보고..

두 시간쯤을 그렇게 들락날락~

마침 랑이 밖에 저녁 약속이 있어서 그럴 수 있었다.^^


어두워서 나는 지를 알아보지 못하는데, 꽃순이는 오랜만에 만나도 날 늘 기억하는 게 참 그럴 때마다 뭉클해지곤 한다.

옷차림과 헤어 스타일이 달라져도 꽃순이는 날 잘 알아보네...^^

꽃순이, 나의 애틋한 길고양이..


꽃순이가 혹시 우리집으로 들어오신다면, 날 간택하신다면 참으로 복잡해지는 내 생활이야 어찌 되든 일단은 간택 당해 드릴텐데,

그러나 집안으로까지 들어오진 않을 것이다.

오늘 이렇게 우리집 현관문턱까지 오신 것도 참으로 굉장한 일이지.

길고양이가 그러기 쉽지 않다.


지난 여름에 보았던 꽃순이의 아기들은 이제 다 독립시켰을 시기네..



꽃순이 이야기 클릭 ☞ https://happy-q.tistory.com/entry/꽃순냥님-설마-날-간택하실-의향으로?category=508715category=508715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