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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봄동겉절이 비빔밥 - 집 나간 입맛이 돌아왔다

by 해피로즈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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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툭하면 식욕이 없던 때가 있었다. 지금보다 한참 젊었을 때였는데, 그렇게 자주 식욕부진을 겪던 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많았다.
그때 친구들은 그런 나를 향하여 아니 입맛 없는 게 도대체 어떻게 생긴 거냐? 그랬었다.
그러다 나이가 좀 들며 건강이 좋아졌는지 체중도 2~3킬로 정도 늘고, 따라서 컨디션이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입맛 없다는 말도 요 몇년 동안 거의 쓰지 않게 되었고...
그런데 요즘 계속 입맛이 없었다. 동기간을 잃은 슬픔 탓인지...

시장 볼 생각도 없는데, 11,000원 할인 쿠폰이 와서 거기 들어가 몇 가지 담다가 장바구니에 봄동을 한 봉지 담았다. 봄동을 산 게 오랜만이다.
배달 돼 온 것들을 냉장고에 넣으며, 내가 봄동 이걸 언제 해먹고 싶을려나.. 그랬다.
그러다 오늘 육개장에 채소잎도 서너 잎 넣자 하며 봄동 봉지를 냉장고에서 꺼냈고, 꺼낸 김에 다시 집어넣지 않고 있다가 오후에 마음을 내어(?) 씻었다.
깨끗이 씻어놓은 채소는 일단 보기에도 기분이 좋다.

씻어놓은 봄동이 물기가 빠지도록 두어 시간 두었다가
양념 준비,
봄동 2포기에
고춧가루 4스푼,
멸치액젓 3스푼 + 새우젓(국물로) 1스푼,
다진 마늘 적댱량^^ (2스푼 쯤?)
다진 생강은 아주 조금 남아 있어서 3분의 1스푼 쯤..
대파 흰부분 10~12Cm 쯤,
매실액 2스푼,
(스푼은 성인 밥숟갈 기준)

물기를 잘 빼놓은 봄동에 양념을 넣고 버무리는데, 쉽게 무쳐지지 않는다.
고춧가루가 조금 적은가 싶기도 했지만, 나는 사먹는 김치마다 너무 과한 양념 범벅이 싫은 터라 여기에 고춧가루를 더 넣을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참기름은 지금 넣지 않고 버무렸다. 지금 당장 다 먹을 양이 아니기 때문에 먹을 때 그 한 접시에만 참기름 넣을 생각..(산패된 기름을 먹지 않기 위해..)
참기름 넣기 전의 봄동 겉절이, 버무린 볼에 있는 상태로 한 줄기 집어 맛을 보니, 음~ 맛있당!!
2스푼의 매실액과... 봄동이 단맛이 나는 걸까?
아, 정말 맛있네..

밥을 퍼서.. 고추장 넣고,

밥 위에 봄동겉절이를 대강 잘라서 얹고, 들기름과 참기름을 한 숟갈씩 넣고서..
달걀 프라이는? 오늘 하루 먹을 양을 아침에 먹었으니 패스~

쓱쓱 비벼서 먹어보니...
아, 봄동겉절이 비빔밥 이거 생각보다 참 맛있네..
오옴옴~ 마이쪙~
아음~ 낼 한 번 더 비벼 먹어야겠다..
생각지 않게 이 봄동겉절이 비빔밥이 무단 가출하셨던 나의 입맛을 찾아다 준 거임?
감사하군..
식욕=삶의 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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