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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올해 텃밭(주말 농장) 농사

by 해피로즈 2017.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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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다른 지역에는 물난리가 나는데도 경주는 이글이글 타는 불볕이  참 대단하였다.


지난 달, 7월 13일은 39.7도..

그날 서울 가느라 신경주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집에서 5~6분 정도 걸어나가는데, 그 뜨거운 가마솥 열기는 내 생전 처음 겪어보는 것 같았다.

그 뜨거움 속에서 버스를 기다린 10분은 얼마나 길던지..


두 시간 남짓 타고 가는 기차 안에서야 냉방으로 추울 정도이다가 내렸는데

서울은 경주같은 더워 죽을 기온은 아니었다.

매스컴에서 "전국 최고 기온 경주 39.7 도" 라고 뜨는 걸 보고 내가 서울 온 걸 모르고는 몇 사람이 내 안부를 묻는 연락을 해왔다.


서울이라고 안 덥지는 않지만 그때 서울지역과 충청지방은 비가 자주 (충청지역은 물난리가 날 정도로 많이) 와서 더위가 심하지 않았는데,

그러나 경주는 연일 불타는 가뭄..

더위를 피하여 올라간 서울행이 아니고 내 일정이 그러했던 것인데, 요행히 경주의 극심한 불더위를 피해 서울에서 피서가 된 셈이었다.
그러다 20일 쯤 후 다시 경주 내려오니 경주는 그때는 웬일로 별로 안 더워졌고,

이젠 또 거꾸로 서울 기온이 높아서 경주로 서울 더위를 피해 온 꼴이 되었다.

흠.. 내가 별로 복이 많은 사람은 아닌데 살다보니 이런 운이 있기도 하네.. ㅋ

암튼 그 불타던 경주가 별로 안 더운 게 참으로 황송하였다.

 

 


 

이 사진을 찍은 7월 1일 즈음에도 계속 비가 안올 때였지만 그래도 주말마다 가서 랑이 힘들게 물을 길어다 주며 주말농장의 채소들을 키웠었다.

 


 

 

그래도 그때는 몇 개 열리기 시작한 고추도 따오고,

 


 

가지랑 오이도 따고..

 

요래 이쁜 애호박도..

 

 

 

토마토도 따왔는데,

 

 

 

토마토 상태가 별로 좋지 못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불가마 속같은 가뭄이라고 할 때는 아니었다.

7월 한달과 8월 초순까지의 불타는 가뭄은 우리 주말농장을 망쳐주시었다.

 

내가 경주에 있을 때는 주말마다 랑과 함께 밭에 가서 랑은 물 길어다 주고,

나는 열린 것들을 조금이지만 재미지게 따오곤 했었는데,

서울에 20일간 거하다 경주 내려온 후로도 밭엔 안 가게 되었다.

수확해올 게 별로 없어서..

 

 

 

 

 

열흘 전인가.. 경주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경주 비온다아아아~ 경주에 비가 왜 오지?"


경주 아닌 이웃 지역에 가 있는 랑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날씨 예보에서 비 온다 했었어~"

"비 온다고 해도 경주는 안오는 데잖아~"


많이 퍼붓는 빗줄기는 아니고, 여기 비 오는 데 아닌데... 이렇게 내려도 되나.. 하며  살금살금 마치 눈치라도 보는 듯이 

가만가만 조심스럽게 내리는 비였다.


이거 실수로 내리는 거 아녀?

 

그래, 실수로 비가 이틀이나 내렸다.

올 들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틀씩이나 계속 내리는 건..

 

 

그리고 또 내리는 것이었다..

어허~

 

아 아니다..

지금이라도 내리시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

감사합미다~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 랑 혼자 가서 따온 토마토..

몰골이 이 모냥이어서 내뿔고 싶은 걸 참으며 씻고 발라내는 데 40분도 더 걸린 듯..

발라낸 것을 물 조금 붓고 끓여서 믹서기로 윙~ 갈아 마심~

가문 데다 주말에만 가서 따오게 되니 늦게 따서 이렇게 다 갈라지시는지..

더 크지도 않고 잘잘한 것들이 다 갈라져버리네..

 

"다음에 가서는 토마토 또 이러면 걍 밭에 버리고 와요~  거름으로나 쓰이게~" 

 

아니 이번 주말엔 그래도 나도 가봐야겠다..

어떤 상탠지..

 

올해도,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 하셨다"

 

그런데 비가 며칠 오락가락하며 더위가 참 맥없이 스러지고,

가만 앉아 있으면 맨 팔뚝이 선득하고 발도 좀 시렵고..

어엇? 이대로 여름이 떠나실 모양..이세요?

아직 늦더위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또 서운해진다..

벌써 여름이 끝나는가 싶으니..

 

여름이 끝나는 건 말이지.. 올해도 다 가는 것이지...

짧은 가을 후딱 지나고,

금세 추워지고,

그러면서 금세 연말 연시... 

 

 

 

 

 

지금 깊은 밤, 풀벌레 울음 소리가 귀에 크게 꽂히고,

마음에 어떤 울림을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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