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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아픈 봄날 싱그러운 선물

by 해피로즈 202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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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공원 소나무숲 이 연초록 풀빛이 참 예쁠 때여서(내 맘에 참 좋아서) 자주 가서 눈에 담는다.
언젠가 경주를 떠나게 된다면 이 공원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클 나의 힐링 공원..





공원의 넓은 소나무숲 한쪽 부분 맥문동 숲은 지금은 이렇게 다 깎여져 있다.


봄과 여름을 지나며 또 자라서, 늦여름~초가을에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줄 것이다.





벚꽃잎 떨어져 눈처럼 날릴 때, 벚꽃이 금세 져버리는 아쉬움을 달래주듯 향기롭게 피어나곤 하는 라일락꽃,
지금은 처음 피어날 때의 그 고운빛이 스러지고 있다.
코로나19에 갇혀 사는 일상은 지루한데, 너무도 지루해죽겠는데, 시절은 금세도 지나간다.


코로나로 인하여 더 단조로워진 일상 속에서 참으로 짜증나게 또 한 사흘을 앓았다.
앓는 사흘 동안 쫄쫄 굶은 탓에 앓고 일어나면 대체로 먹고 싶은 게 많아지는 편인데,
이번엔 식욕도 없고.. (집에 먹고 싶을 만한 것이 없는 이유가 큼) 그저 멍하니 눈만 뜨고 무기력하게 널부러져 있는 내게 친구가 맛있는 열무김치를 주고 갔다.


내가 아파서 주고 간 게 아니고 작년에도 이런 열무김치를 수 차례 나눠 준 친군데,(저번 쑥떡 준 그 친구 아니고.^^)
이번 열무김치엔 밥과 감자를 같이 갈아 넣은 게 좀 많이 들어가 국물이 뻑뻑하고 텁텁하다고 하면서
올해 처음 담은 열무김치를 또 이렇게 건네주고 갔다.


친구가 전화로 열무김치 소릴 할 때부터 침이 고였었다. 그리고 입에 넣기 전 이 비주얼부터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이게 했다.
한 젓가락 집어 먹으니 입안에 가득 차는 싱그러운 봄의 맛이
사흘 굶어서 비실비실한 몸에 행복하게 퍼졌다.


자주 아프면서 죽을 자주 먹게 되는 바람에 벌써 오래 전부터 질려서 죽을 안 좋아하는데,
친구가 누룽지까지 같이 갖다 줘서, 앓고 일어나 첫 식사는 누룽지 끓여 열무김치 한 가지만 놓고 맛있게도 뇸뇸 하였다.
등짝에 가서 붙어있던 배가 행복하게 빵빵해졌다.
친구의 열무김치는 행복한 에너지가 되어 내 무기력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너무도 고마운 보약같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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