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이 한창인 시기..
집으로 들어가는 공동 현관문 양옆에도 국화꽃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국화 잎새에 가려진 곳에 은밀한 급식소를 하나 더 차렸다.
국화꽃 속에 은밀하게 차린 꽃순이를 위한 급식소로, 가을이어서 가능한 계절 밥상인 셈..
꽃순이가 오랜만에 보는 나를 따라왔던 그날, 밥그릇을 이 국화잎 사이로 옮겨줬던 그 자리에 계속 밥을 놓아주었더니 매일 꽃순이를 만나지 못하는 날들 동안 가득 부어놓은 사료가 없어지곤 했다.
그러나 내가 그걸 자꾸 나와서 어느 녀석이 먹나 지켜보고 서 있을 수는 없어서 이 밥을 꽃순이가 먹고 가는지 다른 아이가 이 밥을 발견하고 먹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 휴일 낮에 이런 광경을 딱 보게 됐다.
아이가 놀라 달아나지 않도록 몰래 소리 안 나게 사진을 찍었는데..
현관문 한쪽에 숨어서 조금 지켜보고 있었더니 식사를 마치고 물러나는 이 녀석,
오오예~ 꽃순이 맞다~ ㅎㅎ
나의 애틋한 길고양이, 꽃순이..
꽃순이는 우리집 뒷베란다 밑에 있는 급식소엔 밥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
그곳은 꽃순이가 가서 밥 먹을 수 없는 다른 고양이의 영역이어서 그런 듯..
그리고는 집 앞, 공동 현관 옆 국화꽃밭에 차려주는 밥은 꼬박꼬박 와서 드시고 가는 고양이가 꽃순이라는 걸 뱔견한 순간
내게 기쁨으로 번진 함박 미소..^^
다른 고양이가 이 밥을 발견하고 먹고 갔어도 물론 기쁘지..
근데 꽃순이가 여길 계속 찾아와 먹고 간 것이 참 기쁘다.^^
밥 다 먹었다고 쌩 가버리지 않고 내 주변에서 나를 의식하며 앉아 있는 꽃순이.
실제는 조그만 몸뚱아리를 저러고 앉아있으니 되게 커보인다.
여기 국화꽃 속의 은밀한 급식소, 꽃순이의 지정 급식소인데...
이러다 내가 서울 올라가 있는 동안 어쩌나..
마음이 참 무겁다...
국화꽃이 잘 가려주는 꽃순이의 비밀 급식소,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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