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 번 올렸던 사진이다.
아기가 이렇게 넷이었던 걸 다시 얘기하려고 자료 사진으로 또 한 번 쓴다.
이 어미고양이는 집에서 사람과 함께 살다가 사람이 이사하면서 밖에 나와 길고양이로 살게 된 아이다.
다행히(?) 편의점 총각이 밥도 주고 추위도 가려주며 챙겨주었다.
그렇다고 편의점 안에서 산 건 아니고 아파트 단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살았는데, 지난 3월 초 편의점 창고에서 두 번째(총각이 아는 건 두번 이라 했다)
출산을 했었다.
하얀 아기 둘은 일찌감치 입양되어 갔다는 얘기도 전에 했었고,
이 노란(브라운)아기랑 머리에 까만 무늬가 있는 아기가 남아 있었다.
두 아기들은 어미냥과 함께 편의점 창고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평화롭게...
그 평화로움을 보면서도 혼자 짠하고 안타깝고 고민스럽고 착잡했지만, 내가 어쩌지도 못하면서 저 묘생들을 심란해하지 말자.. 그랬다.
어미냥이 남은 아기들을 잘 키울 것이고, 두 아기들은 어미 곁에서 잘 자라 이 넓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살아가면 된다고.. 그렇게 자위했다.
그리고 며칠 사이를 두었다가 서울 올라가기 전날 편의점엘 들렀다.
아기냥이들이 태어난 지 2개월이 되는 날이었다.
서울 가기 전, 이 고양이 가족의 안부를 살피러 가볍게 들렀던 것인데,
이 고양이가족들이 없었다.
아기들이 엄마와 함께 편의점 창고에서 편의점 홀로 나오고, 그리고 편의점 문 밖으로 나갔던 모양이다.
환기가 안되는 창고에서 아기들 용변으로 인한 냄새도 그렇고, 날씨도 따뜻해지고 아기들이 두 달 쯤 자란 상태니
이제 나가도 될거라 생각하고 문을 열어 준 거겠지..
너무도 아픈 소식이다.
나간 그 날, 위 사진 속 왼쪽의 하얀 아기가 편의점 앞에서 로드킬을 당했다.
나는 한동안 할말을 잃었다.
매우 날카로운 것이 가슴을 아프게 할퀴었다.
아아... 기어이....
그리고 이제 어미냥과 이 브라운아기가 남게 되었는데..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미냥과 남은 이 브라운아기냥이...
편의점에도 가끔 오는 어떤 아줌이 어디론가 데려갔다는 것이다.
데려갔다고 했지만 내 생각엔 "잡혀갔다"는 게 맞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거의 없는 어미냥이가 한 마리 남은 새끼냥과 함께 아파트 단지 내 어딘가에 있다가
그 아줌에게 붙잡혀 간 모양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 멍해졌다.
원망스럽고 화가 나기도 했다.
고양이 모자를 실내에서 거둘려고 데려간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경주 어딘가 시골 동네로 데려갔다는 것밖에 아는 게 없다.
이 아파트 단지에서 살게 좀 하지...
원망스러움이 치솟았지만, 그간 총각은 힘들었던 모양이다.
창문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고양이 가족을 키우며 아기들 분변 냄새도 나고, 편의점이니 위생 점검도 나올 테고,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누님의 원성하며.. 기타 등등..
이 두 아기가 남았을 때, 편의점 총각은 내가 이 아기들을 데려가기를 바랐다.
아니 그 전에 두 마리를 입양하겠다는 (이 블로그의) 독자가 있었다.
아기들이 태어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고, 네 마리 중에 그분이 원하는 아기들이 따로 있기도 하고 그랬지만,
후에 얘기를 나눈 결과 아기고양이를 입양하기에 적합치 않은 분(상황)이어서 없던 일로 되었었다.
나도 몇 번인가 갈등을 하긴 했었다.
우리집으로 데려오고 싶은..
그러나 너무 내 상황에 안 맞는 일이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들어오는 생활에 어린 아기들을 데려다 놓고 어쩔 것인가.
그리고 게다가 늘 서울 경주를 오가는 생활이다.
그러나...
내 사정이야 이렇든 저렇든 간에 어쨌거나 내가 품어 안지 못하여 벌어진 가슴 아픈 일들이었다.
아기들이 엄마와 함께 살던 창고에서 나오자 마자 한 아기가 끝내 사고를 당해 잘못돼버리고,
남은 아기와 어미는 낯선 곳으로 잡혀 갔다.
그 소식 후 내내 나는 자책으로 괴로웠다.
이 아기들을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싶을 정도로 나는 계속 쓰리고 아팠다.
서울에 가 있는 동안 편의점 총각으로부터 이런 연락을 받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 고양이가 새끼랑 여기로 또 찾아왔어요"
그러나 아직은 못 찾아온 모양이다.
찾아오기 어려운 거리까지 잡혀간 걸까..
이 고양이가족 생각으로 쓰리고 아프지만,
그 아이들을 품어들이지 못한 주제에.. 아플 자격도 없다는 자책감이 또한 나를 할퀸다.
♣ ♧ ♣ ♧
5 년전 5월에도 이 제목으로 포스팅 했었다.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5년이나 흘렀네..
캣맘의 눈물, 길 위의 생명을 가슴에 품은 죄 ☞ http://blog.daum.net/happy-q/830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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