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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ats

새끼 네 마리 이소시키는 데 5시간 걸린 고양이의 모성애

by 해피로즈 2018.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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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 이런저런 일들로 피로가 쌓여 금요일 저녁은 컴 앞에 앉았다가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서 포스팅을 포기하고 자러 들어갔었다. 

이튿날 이른 아침 눈을 떴으나 휴일이니 일주 동안 부족했던 수면을 채워야지..하며 더 누워 있다가 그 자세로 폰만 집어 들고는 전날의 포스트에 달린 댓글에 답을 하고 이웃 방문도 하고 그러면서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데 잠시후, 문자가 날아온다.

주말 아침마다 받는 목사님의 문자려니..(교회 다니는 건 아님^^) 하고 있다가 시간을 보니 그 목사님이 늘 문자 보내시는 시간보다는 많이 이른 시간이어서 휴일 아침에 무슨 문자가? 하며 열어보니 편의점에서 문자를 보냈네..

편의점 총각 이름도 모르고 하니 그냥 편의점이라고 저장해 둔 번호다. 

아무 멘트없이 그냥 사진만 넉 장~^^



 


이 사진을 받기 전날 저녁, 술 사러 편의점에 갔던 우리집 바깥사람이 하얀 고양이가 편의점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왔었다.

그 소식을 들은 다음날 아침에 편의점 총각이 이렇게 한 마리씩 차례로 사진 찍어 보내준 것이다.


주말 아침, 느긋하게 늦잠도 즐기며 편하게 보내고 싶은 날이지만, 오후에 경주에서 서울로 거주지를^^ 이동하는 날이다.

그 준비도 천천히 하자 싶기도 하고, 편의점으로 가서 고양이 얘길 들어보려고 부족했던 수면 보충하려 했던 마음을 일으켜 씻고는 편의점엘 갔다.



편의점에 가서 이 사진을 찍은 건 거의 한 시간 쯤 후일 듯 하다.

편의점 총각이 어미랑 아기들이 지금 자고 있다고 총각 자신도 거기 들어가 사진 찍는 걸 삼갔다. 

거기가 조금 어두운 곳이라 사진 찍으려면 불을 켜야 하니 불 키고 그러면 어미가 깬다고 매우 조심하는 것이었다.

저번에 어미냥이가 새끼 다 데리고 편의점을 나가버렸던 게 몹시 걸렸던 총각은 이번에 다시 들어온 뒤로는 밥 주는 자기와 누님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절대 출입 금지 시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그럼, 그래야 하고 말고!!^^



고물고물한 아깽이들 좀 한 번 보고 싶은데 어미가 계속 안 나오고 있어서 꽤 긴 시간 편의점에 머물러 있었다.

고양이 들어오던 날 얘기 등등 들으며..

덕분에 편의점 총각이랑 조금 친숙해짐..^^



한참 후에 어미고양이가 창고에서 나왔다.

어린 새끼들 데리고 잘 자고 나온 듯하다.

출입문을 향해 당당하게 걸어가시는 걸 보고는 카운터에 있는 총각이 날더러 문 좀 열어주세요, 한다.

열어주니 아무렇지도 않게 밖으로 나가시는 어미냥이.



어미냥이가 밖으로 저만치 나가버린 걸 확인하고서 총각은 "빨리 오세요" 하며 창고로 안내 한다.

가봤더니 전에 그 긴 박스는 치워져 있고, 깊어서 아늑한 박스에 이 요정들이 고물거리고 있다. 아흐~



새끼들 다 물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게 21일이었나보다.

그날 경주는 비도 오고 함박눈도 펑펑 쏟아져서 빗물에 섞인 함박눈이 매우 질퍽질퍽 했던 날이었다.

총각이 종일 비가 왔던 날이라고 하니 그날인 듯..

 

옮겨 가 있었던 그 곳에 몸집 큰 숫고양이가 와서 싸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런 얘길 그쪽에 사는 분에게 들었는데, 그 날 저녁에 이 어미고양이는 돌아온 것이다.

아기들 데리고 그런 곳에 있는 게 위험한 생각이 들었겠지..



총각이 저녁 8시에 퇴근하려는데 새끼 물고 왔더라고 했다.

얼마나 반가운지.. 하며 총각은 그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아침부터 온종일 근무하고 저녁 8시에 퇴근하려던 총각은 아기들 다 물어오는 거 보고 퇴근하려다가 11시에야 퇴근해 들어갔다는데, 

11시에 퇴근하면서도 네 마리 다 물어오는 걸 못 보고 퇴근했단다.




"왜요?"


"아니 난 어미가 얼른 가서 또 데려올 줄 알고 출입문 열어줄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창고에서 영 안 나와요.

창고에 한 마리 물고 들어가서 한 시간도 넘게 있다가 나오더라구요."



"한 마리 데려다 놓고 얼른 가서 또 한 마리 데려오고 그렇게 안하더라구요. 사람 생각하고 달라요.

한 마리 데리고 와서 젖 먹이고 그루밍 해주며 안정시키고 한참 그런 후에 재워 놓고서 다음 녀석 데려오고, 그 데려온 녀석도 또 그렇게 젖 먹이고 그루밍해주고 안정시켜서 재운 뒤에 또 데리러 나가고.. 그러데요.." 


"아, 그래요? 그런 얘긴 처음 들어보네요.."




"저도 그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어요.

애기들 다 데려오는 거 보고 들어가려고 기다리다 너무 피곤하고 해서 누나한테 잘 좀 보라고 하고 11시에 들어갔는데 한밤중 1시에 누나한테 연락이 왔더라구요. 이제 다 데려왔다고..^^

그러니까 네 마리 다 옮기는 데 다섯 시간이 걸린 거예요."



총각은 새끼에 대한 고양이의 모성애를 보았다고 말했다.

나도 새끼 데리고 이소하는 고양이의 새끼에 대한 이런 모성애에 놀랐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얼른 얼른 물어다 날랐을 것 같은데, 어미고양이에게는 한 마리 한 마리 데려와 안정시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다.

한 마리 물고 와 젖 먹이고 그루밍하며 안정안정 시키고 재운 후에야 다음 녀석 데리러 가고.. 그러는..

어미고양이의 새끼에 대한 따뜻한 모성애가 참으로 짠하게 와 닿는다.



이 아깽이들은 이제 태어난지 3주가 되었다.




어미가 다시 물고 들어올 때 눈은 이미 떠있는 시기였지만, 움직임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하루 이틀 움직임이 달라진다고.. 




3주 된 실물 아깽이도 나는 처음 본다.

매우 어린 아깽이로 들어왔었던 달콤이도 이보다 컸으니까..



아효오~ 아주 쬐그만 것들이 즈들끼리 바시닥거리며 노는 게 얼마나 이쁜지 그 이쁜 걸 표현할 말을 못 찾겠다. 




이 중 두 마리는 이 아파트에 사는 분이 한 마리씩 데려가 키운다고 맡아놨단다.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한 마리씩"이란 데서 내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한 마리씩 말고, 이렇게 같이 있던 형제(자매) 두 마리씩 데려가 키워야 한다고 총각에게 이르고 오긴 했는데, 얘길 한번 더 해봐야겠다.




저번에 어떤 분이 (서울 사신다는) 입양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 글을 보실까 모르겠네..

서울에서 경주까지도 데리러 오겠다 하셨는데, 혹 이 글 보시면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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