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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ats

날 보고 반색하는 길고양이, 누가 버린거야

by 해피로즈 201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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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무렵, 바쁜 출근 길에 아파트 담 밖에서 까만 턱시도냥이를 만났었다.

쓰레기장으로 지정된 곳이 아닌데 쓰레기가 조금 모여 있는 곳으로 턱시도냥이 가까이 가더니 조금 거리를 둔 곳에서 바라보는 내 눈엔 그게 먹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아주 딱딱한 것을 씹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 이런...

요즘 가방을 작은 것으로 바꿔 들고 다니며 고양이 사료를 넣어다니지 않고 있는 내가 얼마나 자책감이 드는지...

어깨 아픈 게 너무 힘들었던 이후로 좀 가볍게 다닌다고 작은 사이즈 크로스백을 메고 다니다보니 길고양이 예비 사료 봉지를 못 넣어 다녔다.

내가 오가는 길에서 그동안 고양이가 만나지지도 않았었고.. 

그랬는데 오늘 출근길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턱시도를 만난 것이다.

마음이 몹시 시렸지만 매우 바쁜 시간이라서 할 수 없이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그게 계속 걸려서 점심 때 사료를 가지고 그곳엘 가보았다.

그러나 길고양이가 내가 만나러 간다고 그 자리에 나와주지는 않는다.

거기서 누굴 만나기로 약속이라도 한 사람처럼 얼마동안을 거기 서서 기다렸다.

안 온다..

편의점 앞이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고 하여 사료 부어 놓기가 편치 않아 그냥 돌아왔다.

 

이튿날 아침은 바뻐죽는 아침 시간을 5분을 내어 일찍 거기로 나가 봤다.

조금 서성이고 있어도 이 턱시도녀석이 안 보이네..

 

 

그런데 이 하얀 녀석이 어디 있었는지, 어느 방향에서 나타나신 건지..

고양이 울음소리가 조그맣게 난 듯하여 소리나는 곳을 쳐다보니 이 녀석이 나를 보고는 아주 반색을 하며 가까이 온다.

아니 너, "맥문동 그늘 밑에.." 걔 아니니?

어머나 어머나 그렇네.. 너 참 오랜만이다야..

 

 

좀 앉아서 이 아이와 비슷한 높이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이 아이는 야응~하며 내게 완전 밀착을 하는 바람에 앉아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이 모습도 마구 내게 들이대며 부비부비할 참인 걸 물러나며 찍었다.

 

 

옷에 털 묻는 게 좀 신경 쓰여서 내가 부비부비를 피하여 일어서면 이 녀석도 일단은 내 바로 옆에서 요런 딴짓~

 

 

그리고는 내가 어떡하나.. 보고 있다.

내가 가버릴 건지.. 제 앞에 사진 찍느라 앉을 건지...^^

 

 

계속 내 주위에서 요래 조래~^^

 

 

내 앞에서 발라당도 하시고 뒹굴방굴도 하시고~

 

 

제 꼬리를 내 다리에 대고 서 계신 것을 내가 조금 움직여 떨어져서 찍은 사진..

 

여기까지만 하고, 

출근 시간에 쫓겨 저 낙엽 쓸어 모은 곳에 바쁘게 대충 사료를 조금만 부어 주고 총총총~

그러고서 점심 때 다시 사료 가지고 거기 또 가봤지만 역시 턱시도녀석은 얼굴 안 보여준다.

그래서 집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번엔 아파트 내의 편의점 부근에서 이 하얀녀석을 또 만났다.

이 편의점과 저번 그 "맥문동 그늘.."은 가깝다. 바로 옆.

 

 

 

알고보니 이 하얀냥이, 편의점에서 가끔(?) 챙겨주는 모양인데,

이날 이 밥상은 아파트에 사신다는 어떤 여자분이 차려주고 있었다.

그분 말이 하얀 이 녀석 누가 키우다 밖에 버린 것이라고 하였다.

 

 

뭬라?

 

 

마 돼애따 임마야!

이랗게 챙겨주시는 분도 있구마는...

그래도 다행이네..

 

 

예에~ 그라제요?

 

 

 

편의점 문 밖 한쪽에 이런 박스집이 보였다.

잘 사용하지는 않는단다.

한겨울이라 추워서 그러겠지..

 

 

얇은 종이박스집이 춥게는 생겼다.

그런데 오래된 이 아파트, 고양이들을 죽어라 미워라 하는 할매들이 많은데,

그런 속에 이런 집이나마 요래라도 신경 써주는 이가 있는 고양이라는 것에 내 안타까움으로 뾰족하게 날 섰던 신경이 조금 풀리는 듯 하였다.

매일은 아니라 하며 밥을 챙겨주시던 그 여자분도 참 감사하고..

 

길고양이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밖에서 살기 매우 불리한 하얀 고양이..

어떤 인간이 버린거냐구..

정말 나쁜 인간.

 

 

※ 동물은 절대로 키우다가 귀찮아지면 버리는 물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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