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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ats

사랑아, 너는 또 왜 내게 온거니

by 해피로즈 2018.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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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망이가 생후 2개월 쯤에 들어와 우리 가족이 된지 1년 9개월 정도 되었을 때,

내게 또 두번째 사랑이 오시겠단다.

 

근데 이 둘째는 단번에 우리 가족이 되지 못하고 두어 군데 돌다 들어왔다.

이번에도 막둥이가 둘째를 들여오게 되었는데, 막둥이가 밴드부에 빠져있던 시기였다.

그날도 토요일인가 일요일이던가여서 밴드부 연습실에 나가던 길이었는데 길 옆에 주차된 자동차의 바퀴 위에 올라앉아 올어댔다고 하였다.

어떤 상황에서 길 가 차 밑에 혼자 떨어져 있다가 우리 애의 손에 들려오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제 어미가 잠시 잠깐 그 근처 어딜 가 있던 상태에서(밥을 먹어야 하니) 혼자 울고 있었을 수도 있고,

제 어미가 곧 돌아와 새끼를 돌볼지도 모르는 것을 괜히 냉큼 새끼고양이를 들고 온 것일 수도 있다고, 우리 막둥이를 나무랐다.

 

그리고!! 넌 새끼고양이 줏으러 다니니?"

너무 어린 것이 어미를 떨어져 우리집으로 들어와버린 게 못내 안쓰럽고,

잠시 자리를 떴다가 새끼를 도둑 맞았을지도 모르는 어미는 얼마나 새끼를 찾아헤매며 애가 탔을까 하는 생각에 막둥이가 아주 못마땅했다.

 

 

막둥이는 제 친구가 우리 아망이를 키우고 있는 걸 부러워 하고, 자기도 키우고 싶다 해싸코 그러니까 그 친구에게 키우라고 할려고 아깽이를 데리고 일단 밴드부 연습 땜에 연습실로 갔다. 막둥이 고 1 때니 생각이 여물지 못한 시절이다..

그러니까 아깽이는 갑자기 시끄러운 곳에 얼마간 있게 되었다. (가여워라.. 괜히 막둥이 눈에 띄어서는..)

그 시끄러운 밴드연습실 한 구석에 옆드려 잠도 자고 가만히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연습이 끝나고, 연락이 된 제 친구에게 이 아깽이를 건네주고 집에 들어왔는데, 얼마 후에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엄마 아빠는 허락을 하시는데 할머니께서 절대 허락을 안하신다는 거다.

밖에 내다놓으라신다고.. (하여튼 할망구들은...)

 

대체로 연세 드신 분들이 고양이에 대해 몹시 인색한 걸 많이 보게 된다.

달리님 동네에서도 할머니들이 고양이한테 그리 패악을 부리드만..

 

전에 보면 우리 친정엄니나 시어머니는 밖에 돌아다니는 고양이 먹으라고 밥을 놓아주곤 하시던데..

 

그런 연락을 주고받는 걸 옆에서 듣고 그 친구애더러 밖에 버리지 말고 우리가 데리러 갈테니 기다리라 하고서, 막둥이한테 얼른 가서 우리집으로 데려오게 하였다.

 

이 아깽이, 태어난지 얼마나 된건지.. 아망이가 우리집에 들어올 때보다 많이 어려보였다.

아망이는 우리집에 올 때 생후 2개월 안팎쯤 쯤 된 아기고양이였었는데,

이 아깽이는 그보다 더 어린 생후 1개월도 못 되어 보이는 어린 고냥이였다

 

들어오자 마자 우리 아망이에게 혹시 피부병이라도 옮길까 심히 걱정되어 목욕부터 시키는데 이 아깽이, 우리집에 들어오면서도 그렇고 욕실에서도 계속 우는 소리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그렇게도 나오는 건 또 처음 들었다.

야옹~이라든지 아응~ 냥~ 그런 소리가 아니고 탁하고 갈라지는 소리로 빽~ 빽~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제 어미에게서 울음소리도 배우기 전에 이렇게 떨어진 건가..

아니 고양이가 무슨 저런 소리를 내? 

그런 고양이 울음소리는 정말 처음..

 

 

씻겨서 소파에 데려다 놓은 모습이다.

이 블로그에 전부터 들어오셨던 분들은 몇번 보신 사진. 

 

씻겨서 쇼파에 내려놓으니 앉아있는 모습도 아직 불안정하다.

앉아있는 상태에서 약간 흔들거리기도 하고 조금 움직이다가 괜히 나동그라지기도 하는 게

글쎄.. 세상에 나온지 며칠이나 되었는지... 에그 어쩌면 좋아.. 요래 어린 아기를 엄마에게서 떨어뜨려 놨으니..

얼마 후에 쇼파에서 거실 바닥으로 내려놓았더니 아망이 밥그릇 앞으로 불안정하게 뒤뚱거리며 아장아장 걸어가서는

아망이 밥그릇에 얼굴을 묻고 아웅아웅왕~거리면서 먹는 것이었다. 몹시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어린 애기가 그 딱딱한 사료를 씹느라 고개를 옆으로 틀고 눈을 감아대는 모습이 얼마나 웃음이 나고 또 안쓰러운지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다.

 

우리 아망이는 그 작디 작은 아기 고양이에게 참 어이없게도 하악질을 하며 식탁밑 의자에 올라 앉은 채 내려오질 않고..

 

 

예쁘긴 정말 기가 막히게 예쁘다.

소파에서 약간 흔들거리며 불안정하게 앉아있는 아주 조그만 아기고양이를 쳐다보며 우리들은 꺄악 꺄악~ 소리를 질렀다.

너무 예뻐서..

그러나 예쁜 건 예쁜 거고..

난 아망이 하나만 키울 생각이었기 때문에 입양시키라고 일렀는데, 한동안 나라 밖에 나가 있다가 돌아온 우리 큰애가 말을 듣질 않는다.

이뻐서 죽는 거다.

지가 키운다고 입양시키라는 말을 듣질 않는데, 지가 키우긴 뭘 지가 키워.. 집사일은 다 내 몫이지..

 

난들 아기 고양이가 안 예쁘겠나..  

아기 고양이는 정말이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야말로 환장케 이쁘다.

 

그러나

그러나..

사랑엔 책임이 따른다.

비싼 댓가를 치뤄야 하는 것이다.

 

아망이가 우리 가족이 되어 함께 사는 동안 고양이 털에 대해 포기하는 부분이 많았는데도 그러나 포기하면서도 또 자꾸 내 깔끔떠는 성격으로 포기 안되기도 하다보니 그에 따른 일이 많고, 그리고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간다든가 하는 등의 집 비우는 일이 참 어려운 문제였다.

고양이가 고양이화장실을 쓰면 어쩌다 부득이한 경우 2~3일 정도는 혹간 집 비울 수도 있을텐데, 고양이가 사람화장실을 쓰는 경우엔 좀 달라진다.

 

 

(귀의 때가 덜 씻겨졌다.)

 

입양 보낼려고 잠시 데리고 있는 상태로 며칠인가 있다가 아깽이는 조카한테 가게 된다.

큰아이가 같이 데려다 주었는데, 그러나 그 집에 이틀인가 있다가 다시 데려오게 되었다.

어리디 어린것이 답답한 가방 속에(이동장 아닌 위가 오픈된 가방) 담긴 채 사람 많은 지하철 타고 1시간 여의 거리를 왔다 갔다.. 고생하였다.

그때 생각을 하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다시 돌아오게 된 이유까지 쓰려니 조금 길어지겠어서,

많이 긴 얘기는 아니지만 오늘은 여기서 끊고 다음에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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