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크림이가 발정이 났는지 으어 으억 으어 으억~ 울고 돌아다니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첨엔 그 소리가 크림이 소린 걸 몰랐다가 그 소리 날 때 얼른 베란다로 달려가 창문을 열고 어떤 녀석인기 찾아보니 크림이였다.
우리집 창문에서는 좀 멀리 떨어진 거리라서 최대한 당겨 찍은 사진이다.
크림이가 이 자리에 자주 앉아있네..
창문에서는 먼 데다 방범창 때문에 불편하고 답답해서 디카를 들고 작정을 하고 나갔다.
그새 저 위 사진에 앉아 있던 자리에서 옮겨 모퉁이에 와 있던 크림이가 내가 다가가는 걸 보고는 재빨리 또 자리를 옮기는데,
앞으로 달아나는 게 아니고 내 앞쪽으로 지나쳐 가더니 이렇게 앞을 보고 앉아있다.
크림아!
부르니 그래도 고개는 돌려주네..
잠깐 돌렸던 고개를 다시 똑바로 앞으로 향하는가 싶더니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간다.
아하~
니가 얘를 보고 내 앞을 바쁘게 지나쳐 걸어가 앉아 있었던 거구나..
이 노란 아이와 데이트 하고 싶은가 보다.
이 노란 아이가 누군지..
많은 노란 아이들을 분별할 수가 없다.
몇년 전 크림이 짝지 꽃순이 같기도 하고..
그 꽃순이라면 너무도 반갑지..
노란 아이는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작은 체구다.
하긴 크림이도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몸집이 작다.
노랑아, 우리 저쪽으로 좀 갈까...
왜?
우리 저쪽으로 가서 데이트.. 하자..
시더~
어제 걔한테 가보지 왜?
ㅋㅋ
둘이 신경전인가.. ㅋ
내.. 하..할 얘기가 있어~
요기서 해~
저기 차도 자꾸 들어오고~
여기는 어수선하잖애~
잉?
그래, 알써~
아줌마! 내가 그럴줄 알았져?
ㅋㅋㅋㅋ
난 진짜 그러는 줄 알았더니...
노랑아, 왜?
내 말 좀 들어봐봐~
노랑이, 크림이 애 좀 태우는구만~ ㅎㅎㅎ
크림이 데이트 신청 따윈 아무 관심 없는 듯, 이 노랑이는 날 쳐다보며 야옹~ 야옹~
지금 이 아이의 야옹 야옹이 무슨 의민지??
뭐? 설마 배고픈 거니?
ㅎㅎㅎㅎ
얘 참 비싸게 구네..
너 나 모르냐?
나야나! 크림이~
저리.. 끄저~
데이트 신청 안 받아주는 노랑이 뒤에 얼마간 서 있던 크림이
오마낫, 포기하고 가는 크림이?
아이구 우리 크림이 불땅해~ ㅎㅎㅎ
자존심 구긴 크림이 내게 뒷모습을 보이며 혼자 저쪽으로 가버렸다. ㅋ
크림아, 너 저애 노랑이한테 잘못한 거 있니?
아님 뭐.. 상남자도 거절 당할 때가 있는 거지 뭐...^^
한 박자 쉬어 가렴~^^
아이.. 나두 너무 손시려~
감기 든 몸으로 이 아아들 사진 좀 찍는다고 아직 날이 찬데.. 에그 추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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