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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올해 텃밭(주말농장) 농사(2)-아름다운 생명력

by 해피로즈 2017.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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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북 지방 비 예보 5~30mm .

5~30mm?

이 경주가 얼마나 비 오기 싫은 곳인데 뭐 오겠어?

예보했으니 할 수 없이 오는 시늉이라도 하게 된다면 5~30mm 예보에 그 5mm가 경주다." 이러면서 아주 밤 늦은 시간에 잠들 때까지도 내 말대로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러더니 아침에 비가 몇 개^^ 떨어지다가 깜짝 놀라 얼른 그쳤다.

창밖을 보니 땅 먼지만 살짝 젖은 것 같다. 

 

그리 맹위를 떨치던 폭염이 참 맥없이 스러졌다..했더니 역시나 다시 살아나셔서 며칠 기세 등등 하시었다.

그렇지.. 아직 8월이니까..

그렇지만 지가 다시 살아났다 한들 그리 사납던 힘은 이제 자꾸 쇠하시어,

초가을 기운에 밀려나고 있다.

 

 

 

 

요래 보드래 하고 이쁜 상추 얼굴은 지난 봄 5월 초,

심지 않았어도 작년에 났던 자리에서 지 스스로 몇 포기 나서 세번인가 뜯어다 먹었었다.

 

 

 

그러다 여기에 상추도 모종을 사다가 심어야 하는데 랑이 좀 쉽게 한다고 씨로 뿌렸다고..

주말마다 가서 랑이 물을 길어다 주었지만 워낙 가물어서 자라는 게 참 더디었다.

게다가 조금 자란 것을 누군가가 2주 연속 뜯어가버려서 여기 이 상추는 끝내 맛보지 못하고,

 

이후엔 계속되는 심한 가뭄에 상추가 전멸해버렸단다.

 

 

 

서울에 한 20일 있다가 내려온 후로도 2주쯤 후에 가보니 상추가 있던 곳이 이렇게 되어 있었다.

상추 흔적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새 랑이 상추밭을 어찌 했나.. 했더니 전혀 손 댄 적이 없단다.

가뭄에 요래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다고..

흐미~

그러니까 저 거뭇거뭇한 게 상추가 녹아버린 흔적인가보다..

그래 경주지방의 가뭄, 정말정말 대단하였지.

 

 

 

 

처음 무식이 하늘을 찌르던 때, 케일인 줄 알았던 양배추,

 

 

 

(2017. 6. 25)

이제 양배추 꼴을 갖추기 시작하는데,

벌레가 너무 잡숫는다.

뭐 약을 안 치고 벌레랑 나눠 먹을 생각이야 하지만, 이 눔 벌레가 잡솨도 너무 잡솨~

그래도 우리 먹을 건 남겨 주겠지.. 했지만 작년에도 벌레는 양배추를 지 혼자 다 처묵고 남겨주지 않았다.

 

 

 

 

 

이쁘게 양배추 꼴 되어가는 7월 2일 아침 모습..

 

 

 

그러나 주말에만 가보는 주말 농장은.. 이런 가뭄의 횡포를 구경하게 된다.

 

 

 

 

맨 끝에 있는 얘 하나만 이나마 아름다운데,

내가 가지를 따는 사이 랑이 양배추를 싹 뽑아내버리면서 이것까지도 다 뽑아 너저분한 겉 잎 다 떼어봤지만,

집에 가져가 먹을만한 정도가 안되어, 이 밭에 거름이나 되시라고 투척~

 

하여,

올해 상추와 양배추, 그리고 강낭콩 작두콩은 완전 실패..

 

 

 

 

똑같은 밭, 똑같은 가뭄 상황에도 가지는 이렇게 무성해졌구마는..

물론 비 조금 오기 전까지는 가지도 힘이 들었지.

그런데 지난 주말에 가보니 가지가 제일 힘이 좋다.

 

 

 

냉장고에 서너 개 들어있는데, 지난 주에 또 따온 게 여덟갠가..

 

 

 

심한 가뭄에 고추도 안 열리더니 비가 왔다고 조롱조롱 열리고..

 

 

 

이 꽈리고추는 작년에도 올해도 조림고추 용도로 쓰지 못하고 청양고추 용도로 쓴다.

몹시 매워서.

 

 

 

 

오이는 우리 밭에선 이제 끝물인 듯 하고..

 

 

 

토마토도 거의 끝나가신다.

 

그래선지 시장의 토마토도 가격이 많이 올라있다.

 

 

 

이렇게 커 있는 호박은 참으로 아쉽다.

할 수 없이 그냥 늙히기로~

 

 

 

이미 벌써 늙으신 호박도 계시다.

몰래 숨어 혼자 가만히 늙으셨다.

 

부엌에서 요래조래 음식 하고 그러는 거 안 좋아해서 작년 늙은 호박 잘라 냉동실에 넣어 둔 게 아직도 있다.

내가 안해주니 랑이 차라리 내가 서울 가고 없을 때 자기가 호박죽 쒀서 먹기도 한다.

 

 

 

아욱 무더기가 밭 여기 저기 몇 군데 있는데 작년에 심어 먹었던 것이 올해 다시 안 심었어도

씨가 퍼져서 저절로 난 것으로 두 식구 먹는 아욱국은 충분.

 

 

 

부추가 꽃이 필려고 하시네..

 

 

 

이건 옆 밭에서 자라는 토란..

토란 잎, 실물로 처음 봤다. 

이 토란 주인 아주머니가 토란대 좀 줄까요? 한다..

"육개장 끓여먹을 때 넣그로~"함서..

이 나이까지 육개장 끓여본 적이 없다.

 

 

 

연록색 깻잎,

아, 빛깔 참 예쁘다..

토란대는 사양하고, 깻잎 뜯어가라 해서 감사히 뜯어왔다.

우리 밭에도 5~6 모종 심은 게 있는데, 거름, 물 등등이 부족하여 다 죽어 간다.

 

옆 밭 아주머니는 업으로 농사 지으시는 수준..

우리는 주말에만 가는데 옆밭 아주머니는 거의 매일 밭 일을 하는 듯 하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 들으며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주말 농장 채소들은 주말 휴일에나 주인 발자국 소릴 들으며 그 극심한 가뭄을 견디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나..

여름내 불가마 폭염 가뭄을 저렇게 버티고 살아낸 우리 주말 농장 채소들이 참 대단타. 

그 생명력에 허리를 굽혀 경의를 표해야 해..

아름다운 생명력은 생각해보면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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