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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Cats

내 고양이와의 이별, 희미해지지 않는 통증

by 해피로즈 2018.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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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망이 이야기를 올렸던 게.. 페이지를 뒤로 돌려 보니 2015-11-13 08:00 였었네..

그 즈음 이미 많이 나빠진 시력 때문에 컴퓨터를 멀리하며 블로그 포스팅을 드문드문 하던 때였었는데,

그 후로도 블로그는 거의 방치 하다시피 헀다.

그러니까 아망이 이야기는 2015-11-13 온종일 '나 홀로 집에' 아망군 안부인사 포스팅 이후 2 년 만이다.   

 

<사진 2015. 11.15 밤>

 

블로그를 이래저래 못(안)하면서 아망이 얘기도 올리지 않게 되었는데, 메모 한 줄씩은 적었었다. 

 

 

<사진 2015. 11월 15일> 

12월 11일날 서울 올라와 아망이와 같이 지낸 일주일,

전과 별다를 거 없는 거의 똑같은 생활.

 

 

<사진 2015. 11.17>

 

12. 19일, 이때까지는 식사량에 대해 신경이 쓰이지 않을 만큼이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12. 20일날 아망이 큰누나가 서울에 왔다.

공항으로 마중 나가느라 집에서 오후 네시가 다 된 시간쯤 나갔다가 저녁까지 먹고 여덟시 넘어 들어왔는데, 나가면서 주고간 사료가 전혀 건드려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우리 없는 동안 계속 잠만 자느라고 이렇게 안 먹은 거야? 그랬다.

 

그런데 그 시간 이후로도 식사량이 매우 적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다음날은 식사량을 매우 관심있게 눈여겨 보는데 평상시에도 한번 먹는 간식 양이 많지도 않은 것을 전에 없이 반 정도 남기고 사료도 별로 안 먹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다음날 12월 22일, 동네 동물병원 데려가서 검사한 결과 당뇨 의증.. 

먹은 게 너무 없는 게 걱정이 돼 수액 네 시간쯤 맞고(병원 문 닫는 시간까지만 가능하다 하여)  8시 50쯤 집에 데려왔는데

수액의 효과인 듯 놀랍게도 사료도 먹고 확 달라진 활기 있는 모습에 룰루랄라~ 세 모녀, 비로소 오랜만에 만난 회포 풀기 행복한 밤 파티~

 

 

 <2015. 11.17>

 

그러나 다음날 12월 23일,  다시 아무것도 안 먹는 아망이.

오후 2시쯤인가엔 어젯밤(정확히는 오늘 새벽 2시 무렵) 늦게 조금 먹은 사료와 아침에 먹인 유동식을 다 토해버렸다.

그 후 밥그릇 있는 곳에 가지도 않아 유동식 강제 급여하고 당사료 사와서 21시, 02시쯤 강제 급여. 

 

12. 24일,  새벽에 아망이 구토하는 소리에 잠이 깨어 후다닥 일어나니 유동식 먹은 것 다 토한다. 시계를 쳐다보니 05시 20.

그리고 욕실 입구에 놓아준 제 물그릇 앞에 오래 앉아있기를 몇번씩 반복..  

 

그리하여 전에 이웃 블로거셨던 스마일 수의사샘께 전화하고 사당동의 행복병원 찾아갔다.

증세 이야기 하고 여기서 다시 검사했는데 결과가 무슨 큰 이상이 나오지 않아 샘이 가볍게 얘기해서 구토방지 주사 맞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에 돌아옴.

그러나 계속 안먹고 이상행동(추운 겨울 욕실 그 차가운 바닥에 엎드리는 행동) 여러번..

스트레스 안 주려고 안 쳐다보고 가까이 가는 것도 삼가며 그러나 눈과 마음은 온통 아망이에게 집중된 시간 중에 당뇨 확진 연락이 왔다.

 

 

 

 

12월 25일, 오전 중에 조금 서둘러서 스마일샘 병원에 다시 데려가 입원시키고 다른 검사.

오늘 검사에서는 지방간도 좀 있다는 심란한 결과.

 

 

 

 

12월 26일, 세 모녀가 아망이 보러 가서 아망이 모습 보며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이게 뭔가..

다 죽어가는 모습..

아망아, 왜 이러는데~

녀석아, 이러면 안되지!!

 

저녁엔 아침보다는 아주 조금 나아보이는 것 같아 기쁨..

아망아, 얼른 기운 차려서 집에 가자! 얼른 집에 가야지, 아가!!

아망아, 울애기 사랑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줘!!

 

 

 

 

12월27일, 아침에 일찍 아망이 보러 갔다. 어제와 비슷하다.

스마일샘은 수술 중이어서 세 모녀는 아침을 굶고 나갔으므로 배가 너무 고파 아점 먹고 들어와 샘과 면담.

샘은 검사 결과로는 모든 수치상으로 아이가 저렇게까지 안 좋을 것이 없는데 참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피 검사를 해보겠다고 하여 희망적인 결과를 기다리며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또 병원으로 가서 아망이 저녁 면회..

기운이 없어서 얼굴, 코를 바닥에 대고 있다.. 아.. 아망아, 기운 좀 내!!

아망이 저런 모습에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저녁을 먹다가 울음이 터지는 걸 참을 수 없어 밖으로 뛰쳐나가 구석에 서서 펑펑 울었다.

 

 

 

12월 28일, 오늘은 웬일인지 얼굴을 들고 있는 모습에 너무 좋아서 감사해서 왈칵 눈물이.. 

아망이가 빨리 집에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밥그릇이랑 물그릇을 깨끗이 닦고, 캣타워의 털먼지도 닦아내며 하나님을 찾아 마음을 조아렸다.

 

12월 29일, 오늘은 어제보다 다시 안 좋은 모습에 마음이 또 쿵 바닥으로 떨어진다.

기운이 없어서 코를 바닥에 대고.. 녀석이.. 그러고 있다. 도무지 이런 상태이다가 나을 수 있는 걸까.. 가슴이 무너진다.

저녁에 다시 또 갔을 땐 숨쉬기도 어려워 입을 벌리고 있다. 어쩌겠다는 거냐, 아망아, 이눔아!!

샘은 낼부터 4일간 (매우 오랜만의)휴가라는데.. 물론 다른 샘들이 있고, 병원은 당연히 아무 변동없이 돌아갈 것이지만, 완전 의지하고 있는 스마일샘이 없는 동안 우리 아망이 어떡하나, 마음이 허둥허둥거린다.

 

12월 30일, 새벽, 캄캄한 어둠 속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새벽 1시 몇분인가.. 아아..

부랴부랴 병원 도착했을 때는 쇼크를 일으켜 심폐소생술로 깨어난 상태.

아망이녀석, 호흡이 어려워 입을 벌리고 몰아쉬고 있다. 나는 미쳐버릴 것 같다.  

중간중간 숨도 쉬기 어려운 아망이가 몸부림인지 기운 하나 없는 녀석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한바퀴 몸을 돌리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아아, 우리 아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걸까..  심폐소생술로 깨워낸 건 아망이에겐 더 큰 고통 아닐까..

두 서너 차롄가 그리하다가.. 아망이 숨이... 꺼.져.버.렸 다. 아망이가 이 세상을 놓아버렸다.  

거짓말처럼.. 어이없게도.. 이 무슨... 말도 안돼.. 아아아아아..

아망아! 아망아! 아망아! 아망아! 아가~~~~~

새벽 2시 20쯤.. 아망이는 가버렸다.

울애기 울애기 울애기.. 아아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아망아, 이게 뭐야~

너 이 녀석 엄마한테 왜 이래~

이러는 게 어딨어~~

아망아~~~~~~~~~~~

 

 

 

 

 

 

 

아아아아....

울애기울애기울애기울애기울애기울애기..........................

장례식장에서 아망이 마지막 길 떠나는 의식이 시작될 때,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되어 

안으로 달려 들어와 마치 무슨 주문을 외는 것처럼 "울애기울애기울애기울애기" 그치지 않고 계속 내 혀는 이 단어만 굴리고 있었다.

철철 울면서

아프게아프게 억억 오열하면서..

 

 

 

 

아망아, 울애기 잘 가..

울애기 편안히 가~

아망아, 가서 달콤이 만나~

달콤이가 마중 나오지 않거든 아망이 니가 동생 찾아서 만나. 알았지? 

동생 꼭 찾아서 만나~  아망아, 꼭 그렇게 해?

엄마가 울애기 많이 많이 사랑한 거 알지?

사랑 받은 그 기억만 가지고 가, 울애기~

 

아프고 아픈 가슴으로 억억 운다.

마음이 고통스럽다.

 

 

 

 

25일날 병원 데려가느라 이동장에 들여보낼 때가 자주 떠오르곤 한다.

그게 아망이가 집을 떠나는 마지막 날이었다는 걸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동장에 들여보내며 "아망아, 병원에 가서 잘 나아서 오자!!" 그랬는데, 그때 그게 아망이 지가 살던 집에서 영영 떠나는 마지막이 될 줄은..

그때가 생각날 때마다 가슴을 할퀴고 지나가는 통증..

내가 서울 올라와 전과 다름없는 생활 속, 아망이가 소파에 잠들어 있는 내게 와 까치발로 일어서 내 얼굴에 대고, 이양, 어서 똥 치워라~고 야응~ 하며 깨우던 게 불과 며칠 전이었다.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당연히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그때 이미 아망이는 아팠던 거야? 엄마는 전혀 알지 못하고 그냥 전과 다름없는 일상이었는데.. 너는 그게 떠나기 며칠 전이었네.. 아아, 이런...

 

 

 

 <사진 2015. 11.17>

 

 

벌써 2년이 흘렀다.

달콤이가 떠났던 추운 겨울에 동생 떠난지 2 년만에 (정확히는 2 년 되기 6 일전) 아망이도 추운 겨울에 갔다.

2 년이 흐르는 동안 녀석들이 보고싶고 그리워서 아망아... 달콤아... 부르곤 했다.

부를 때면 으레 그 부르는 이름 끝에 울음이 매달리곤 했다.

지금까지도 그렇다..

놔주어야 떠난 그 아이들이 편하다고 하는 그런 말들은.. 그건 어떤 근거로 하는 말이냐..

그리우면 그리운거지..

그리워서 보고싶어서 불러라도 보는 게 떠난 아이들에게 뭐가 나쁘다는 거냐.....

그게 다 사람이 만든 소리지..

 

 

 <사진 2015. 11. 15>

 

 

아망이 얘기를 여기 올리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내 블로그의 주인공이었는데, 그 주인공의 기록을 생략하는 건 말이 안되는데,

몇 줄 쓰다가 울고 몇 줄 쓰다가 울고..

그러면서 아망이의 기록이 한없이 미뤄졌다.

 

오늘도 이 포스트를 이만큼 정리하면서 눈물을 몇번이나 쏟았다.

 

더 쓰고 싶은 말들이 남아 있는데,

내일 마저 쓰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아침 일찍 어딜 가야 하는데 밤이 많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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